독감 확산세 '주춤'…"고위험군은 백신 접종해야"

의심환자 47주에 고점 찍고 60명대로 회복
임승관 질병청장, 고위험군 백신 접종 독려

입력 : 2025-12-08 오후 2:56:55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보건소를 방문해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가 고점을 찍은 뒤 서서히 줄어들면서 독감 유행세가 한풀 꺾이는 그래프를 그렸습니다. 노인 백신 접종률도 예년에 비해 높게 유지됐지만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가 확산할 여지도 있어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2026절기 43주(10월19~25일)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13.6명에서 46주(11월9~15일) 66.3명으로 급증한 뒤 47주(11월16~22일) 70.9명으로 고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48주(11월23~29일) 의심 환자는 69.4명으로 60명대 선을 회복했습니다. 47주에 비해 2.1% 줄어든 수치이자 6주 만에 처음 의심 환자가 줄어든 겁니다.
 
연령별로 보면 1000명당 의심 환자가 가장 많은 구간은 소아와 학령기였습니다. 7~12세 의심 환자가 175.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3~18세 환자가 137.7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1~6세 소아 의심 환자는 107.5명으로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백신 접종도 인플루엔자 확산 저지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13세 이하와 65세 이상 국민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따라 무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습니다. 질병청 통계를 보면 이번 절기 어린이와 노인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각각 63.6%, 78.3%로 예년 대비 1%포인트 이상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변수는 바이러스 변이입니다.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유행 규모가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플루엔자 환자 감소는 A형 H3N2 바이러스 유행 증가세가 둔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전 세계에서 수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샘플을 분석하 다음 절기 유행할 주요 바이러스를 예측합니다.
 
WHO가 예측하는 바이러스는 크게 A형과 B형으로 나뉩니다. A형은 표면 단백질 부분인 헤마글루티닌(H)과 뉴라미데이즈(N)에 따라 명칭이 바뀝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종합하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44개로 세분화합니다. B형 바이러스는 처음 검출된 지역명을 붙여 빅토리아형과 야마가타형으로 구분합니다.
 
통상 한 절기에 A형 바이러스 두 개와 B형 바이러스 하나가 유행하는데, 각각의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질병청도 변이 바이러스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최근 인플루엔자 A형 H3N2 바이러스 유행 증가세는 조금 둔화했지만, 다른 아형 발생 시 유행 양상과 규모가 변할 수 있어 면밀히 유행을 감시하고 관계부처와 합동 대응 중"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변이 바이러스에서 시작될 수 있는 인플루엔자 재확산을 막을 방법 역시 백신 접종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건 A형 인플루엔자 백신입니다. 겨울에 주로 유행하는 A형 바이러스는 봄철 퍼지는 B형에 비해 증상도 셉니다. 38~40℃의 고열과 구토, 두통 등의 강한 증상을 동반하고, 면역력 저화와 맞물리면 합병증 위험도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 필요성은 더욱 짙어집니다.
 
옵션은 두 가지입니다. A형 두 개와 B형 하나의 바이러스주를 포함한 3가 백신과 각각 두 개 바이러스주가 탑재된 4가 백신입니다. 이 중 3가 백신은 NIP 대상이지만 4가 백신 접종 비용은 개인 부담입니다.
 
질병청은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으로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고위험군 접종을 당부했습니다.
 
지난 2일 직접 예방접종에 나선 임승관 청장은 "국내외에서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A형에서 일부 변이가 확인되고 있지만,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은 여전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아직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지 않으신 고위험군 분들께서는 서둘러 예방접종을 받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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