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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2일 16: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증권업계 최대 화두는 금융당국의 신규 발행어음 인가다.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기조 속에 7년 만에 다시 인가 절차가 추진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자금 공급 여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모험자본 발굴과 부동산 편중 포트폴리오 조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에 <IB토마토>는 새해부터 본격화될 발행어음 시장 확대의 의미를 짚어보고, 동반될 리스크와 증권사별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종합금투자계좌(IMA)는 증권업계에 있어 기회인 동시에 과제다. 최근 당정은 배당소득에 대한 세액 기준 변경에 나섰다. 이에 따라 기업금융 투자를 통해 발생 수익을 배분하는 IMA의 시장 안착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고객 원금을 보장할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투자 수익성 유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IMA 수익, 배당소득으로 분류 '가닥'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에 나선다. 개정 핵심은 IMA 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배당소득으로 분류하는 방안이다.
기획재정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이전 증권사의 발행어음은 발생 수익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했다. 그러나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IB)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IMA 수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세법상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의 세율은 동일하게 2000만원 이하까지는 15.4%로, 2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전체 금융소득과 합산돼 6.6~49.5%의 누진세율로 종합과세로 정한다. 하지만 최근 여당과 금융당국은 투자자의 장기 투자 증대를 위한 배당소득 세제 개편에 나서 IMA 수익 배당소득 분류는 업계가 주목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국회 본회의에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의결했다. 개정은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고 최고세율은 30%이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에선 배당소득 2000만원까지는 14%, 2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 구간에는 20%, 3억원 초과 50억원 이하 구간에는 25%, 50억원 초과 구간에는 30%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회의 의견 전 토론에서 “기업 배당으로 나누게 하는 쪽이 평범한 국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배분되는 방향"이라며 "배당 확대라는 정책 목표 대해 동의한다면 더 좋은 방안 놓고 토론이 이뤄지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본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새해 초 법제처와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6년 본격 도입되는 IMA는 원금이 보장되는 세제혜택 투자 상품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 '딜레마'
IMA는 조달 자금을 기업금융 투자에 투입해 발생한 수익을 배분하는 금융상품이다. IMA 운용에 있어선 발행 조달 금액의 25%는 모험자본에, 부동산금융은 최대 10%까지만 투자하게 되어 있는 등 운용에 제약이 많다. 반면 만기가 존재하는 대다수의 경우 투자자 원금을 보장해야 해 상품 개발에 있어 한계가 있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IMA 인가 증권사는 원금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정성과 함께 예적금이나 채권보다는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시달려야 했다.
12월 평균 예적금 금리가 저축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준 2.83%, 개인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A등급 채권 평균 금리(한국기업평가 12월11일 기준)는 4.22%다. 반면 현재 IMA 첫 상품으로는 연 수익률 3%~4%의 중위험 상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에 IMA 시장 안착이 초기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국회의 배당과세 개정안 통과로 IMA는 경쟁 상품 대비 비교우위를 확보해 시장 안착에 한 고비를 넘겼다.
세제 개정안이 적용되면 IMA 수익은 배당소득으로 인식돼 수익이 2000만원 이상부터는 종합소득세 누진세율(6.6%~49.5%)이 적용되는 이자수익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우위를 갖는다. 한편 원금이 보장되는 조건으로 안정성도 예적금에 준해 상품성 우위를 확보했다.
발행어음 운용 수익률 추이 (사진=NICE신용평가)
이제 남은 과제는 수익률 확보다. NICE신용평가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행어음 계정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3.2% 수준이다. 주로 금융부문 수익과 자기매매를 통한 수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 조달 자금의 70% 이상을 기업금융(IB)에 투입해야 한다. 지난 3분기 기준 발행어음 부동산 투자금액 수준은 평균 9% 수준이다. 당국이 정한 10%에 근접한 수준으로 모험자본을 비롯한 순수 기업 투자금으로 수익률을 유지해야 하는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결과적으로 IMA 사업 운영은 기업 투자 자산인수 능력과 리스크 관리에 따라 성패가 나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신승환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IMA 증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모험자본 영역은 수익 가능성과 동시에 높은 신용위험과 유동성 위험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따라서 IMA 사업의 성과는 결국 선별적인 자산인수 역량과 정교한 위험관리 능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투 '안정형', 미래에셋 '중수익'…고수익 상품은 '아직'
현재 IMA 인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37620)이다. 이어
NH투자증권(005940)이 금융당국에 IMA 인가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고 현재 당국 심사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IMA 1호 상품을 개발 중이다.
(사진=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당초 IMA 인가에 가장 적극적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하지만 상품 개발에 있어서는 미래에셋증권이 한발 치고 나서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증권은 1호 상품 개발에 있어 개인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회사채와 전환사채(CB)과 같은 메자닌, 벤처투자를 포트폴리오로 한 상품 개발에 나섰다. 거론되는 비중은 회사채와 같은 원금 보장이 20% 내외, 메자닌이 최대 15%수준이고 나머지 비상장 벤처투자를 10% 내외로 설정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IMA 인가에 가장 열정적으로 뛰어든 한국투자증권은 오히려 안정성에 주력하고 있다. IMA 인가 이전 발행어음 잔고가 지난 상반기 기준 한도액의 81.8%까지 채운 만큼 운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3% 내외의 중위험 IMA 상품을 첫 상품으로 구상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3% 내외의 수익률을 고려하면 안정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 A등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IMA 도입 목표인 모험자본 투자와 그를 기반으로 한 상품운영은 아직은 미래의 일이 됐다. 이에 시장에선 IMA 관련 레코드 북이 전무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뽑힌다. 관련 법령도 아직 제대로 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상품 구성과 투자 운용을 이룰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MA 인가 증권사들이 상품 준비 계획을 새해로 미룬 이유는 아직 모집과 투자, 어떤 것도 섣부르게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당국이 목표로하는 모험자본 공급은 증권사 기업발굴과 안전장치 마련이 이뤄진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