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집값이 규제 속에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고 주거 여건이 우수한 경기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며 수도권 전반의 가격 상승세가 힘을 받는 모습입니다.
과천·분당·수지 등 경기 핵심지 급등세
15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둘째 주(8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경기 과천시로 1주일 새 0.45% 올랐습니다. 과천시는 원문·부림동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서울 평균 상승률(0.18%)을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과천 외에도 경기 용인 수지구(0.44%), 안양 동안구(0.42%), 성남 분당구(0.38%), 광명(0.38%) 등 지역의 집값 오름세가 가팔랐습니다. 이들 지역은 서울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수준과 함께 교통·학군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으로 실수요와 대기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들은 올해 전체 누적 상승률도 두드러집니다. 올초부터 12월 둘째주까지 해당 지역들의 아파트 매매가격 누계 상승 수치를 살펴보면 과천이 19.30%를 기록하며 경기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전국 최다 상승폭을 기록한 서울 송파(19.78%)와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어 △성남 분당(17.71%) △용인 수지(7.53%) △하남(6.67%) △광명 (4.34%) 등이 올해 내내 높은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단기 반등이 아닌 누적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상승 압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매매 관망 속 전세 강세…내년 ‘공급 절벽’ 변수
무엇보다 중장기적 주택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가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2026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1만 가구로, 2025년 대비 28% 감소할 전망”이라며 “특히 수도권 입주 물량은 11만 가구에 불과해 공급 불안이 가격 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세 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6주 만에 상승폭이 커졌고,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률은 0.13%로 전주보다 2% 포인트(p) 확대됐습니다. 매매로 전환되지 못한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면서 전세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경기도 과천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송정은 기자)
윤지해 랩장은 “매매 거래는 줄었지만 임대차 수요는 꾸준히 유입되며 전세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에도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매매와 전세 가격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윤지해 랩장은 “신축 입주가 줄고 전방위 대출 규제에 따라 기존 매물이 잠기는 현상도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거주 수요의 최일선에 위치한 전월세 임대차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