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운용업계에 "'쏠림·베끼기' 상품, 강도 높은 감독" 예고

금융감독원, 20개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단기 성과에 매몰된 '제살 깎아먹기' 경쟁 경고
업계 "'장기투자 세제혜택' 공모펀드에도…" 요청

입력 : 2025-12-17 오전 11:54:39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업계를 향해 단기 성과에 매몰된 상품 '쏠림, 베끼기' 등 과열 경쟁과 타깃데이트펀드(TDF) 분산투자 원칙 미준수 등 일부 사례, 일반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 외면 현상 등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한 강도 높은 감독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는 한편 공모펀드의 보수 체계 합리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금융투자협회장 및 20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고 "단기 성과에 매몰된 나머지 상품 '쏠림, 베끼기' 등 과열 경쟁 양상이 나타나거나 장기상품인 TDF에서 분산투자 원칙이 준수되지 않는 일부 사례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일반 공모펀드에 대해서도 "운용 차별화 미흡, 회사에 유리한 보수 체계 등으로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무분별한 경쟁과 고객 신뢰 훼손은 자산운용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림으로써 결국 소비자가 시장을 떠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창의적 혁신상품 출시는 적극 지원하되, 단기 유행에 편승한 상품 집중 출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감독을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공모펀드의 보수 체계 합리화를 지원하는 등 장기투자 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며 "TDF가 모범적인 장기투자 수단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적격TDF 인정 요건 정비 등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투자자 최우선 원칙을 내재화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지향하는 투자자 보호는 설계·제조·판매 전 과정에서 투자자, 운용사, 감독당국의 시선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최종 수요자인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 위험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상품 설계 시 자체 검증을 내실 있게 수행하도록 속도감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 새는 집 들보는 결국 썩는다'는 엄중한 인식 하에, CEO부터 의지와 책임감을 가지고 투자자 최우선 원칙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원장은 운용사가 투자자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업가치 제고와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의결권 행사, 투자 대상 기업에 적극적 의견 제시를 통해 자본시장의 '파수꾼'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감원도 운용사가 고객 이익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이행 실태 점검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원장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저성장과 투자 위축의 흐름을 되돌리기 위한 시대적 과제이므로, 자산운용사가 전문적인 평가 인프라를 구축해 자립성과 복원력을 갖춘 K-벤처 생태계 조성에 적극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에 힘써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세제 혜택이 펀드 투자자에게도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장기투자 세제 혜택이 펀드 투자자에게도 실질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연금계좌 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과세 등 일부 공모펀드에 불리하게 작동하는 세제 불균형에 대해 형평성 관점에서 논의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아울러 디폴트옵션 제도의 운용상 경직성 완화와 펀드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검토를 건의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신유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