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정비·수주 확대…공조, LG전자 ‘성장 엔진’ 안착

ES, 출범 1년 만 ‘핵심 조직’으로
사장급 격상·B2B 중심 조직 정비
2030년 매출 20조…기술력 확대

입력 : 2025-12-17 오후 3:40:0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공조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ES사업본부가 출범 1년 만에 회사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기업간거래(B2B) 중심 냉난방공조(HVAC) 시장이 커지는 점에 주목해 공조 사업 역량을 집중했던 전략이 주효하는 모습입니다. LG전자는 ES사업본부를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하고 조직 정비를 통해 글로벌 HVAC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갈 방침입니다.
 
지난 7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솔루션인 냉각수분배장치(CDU)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ES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매출 2조167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 출범 당시 매출은 약 1조55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서 1분기 3조544억원, 2분기 2조6442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 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는 중입니다. 전사 매출 비중도 출범 당시 9.13%에서 올해 3분기 12%로 확대되는 등 VS사업본부와 함께 회사의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입니다.
 
대형 수주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ES사업본부 출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 공랙식 프리쿨링 ‘칠러’를 공급했고, 올해 9월에는 미국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수백억 원 규모의 칠러를 공급한 바 있습니다. 인도에는 쿠단쿨람 원전 3·4호기에 냉동공조기를 수주했으며, 지난 6월에는 유럽 최대 온수 솔루션 기업인 노르웨이 OSO그룹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는 중입니다.
 
LG전자는 향후에도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를 기반으로 B2B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특히 HVAC 솔루션은 데이터센터와 원전 외에도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어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또한 업종별로 요구 기준이 달라 현장 조건에 맞춘 설계·제어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특수공조 솔루션도 고도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한 기술 고도화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ES사업본부의 연구개발(R&D) 누적 실적은 22건으로, 지난해 7건과 비교했을 때 3배가량 늘어난 모습입니다. 지난 9월에는 국립창원대와 함께 경남 창원 내 HVAC 연구센터 설립 협약을 맺고, 열관리 솔루션 개발 인프라 구축에 나섰습니다. 특히 컴프레서·모터·펌프·열교환기·인버터 등 냉난방공조 제품의 5대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최근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도 대응 가능한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난 5월 컨설턴트들이 서울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최근 조직 개편에서도 공조 역량 강화 전략이 드러납니다. 최근 LG전자는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ES사업본부를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했습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원전 같은 산업용 냉각 솔루션을 포함해 환기·냉장·냉동 등 B2B 사업을 전담하는 ‘어플라이드사업담당’ 부서를 신설했습니다.
 
아울러 인수합병(M&A) 담당을 통해 지분투자 및 M&A 기회를 발굴하고, 현지 사업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해외영업담당을 꾸리는 등 B2B 시장 공략 기반도 다졌습니다. ‘2030년 HVAC 사업 매출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만큼, 글로벌 프로젝트 사업 수주에 집중해 B2B 사업 중심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입니다.
 
LG전자는 칠러 외에도 액체냉각솔루션(CDU) 등 열관리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플렉스와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기술 고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도 등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됩니다.
 
LG전자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HVA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실행한 것”이라며 “어플라이드사업담당 신설로 B2B 사업 영역에 포함되는 특수공조 분야에서 입지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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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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