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우리은행, 이자 덜 벌어도 포용 선택…수익성은 시험대

새해부터 금융취약계층 금리 인하 폭 확대
혜택 고객 약 7만명…"건전성 부담 적을 것"

입력 : 2025-12-26 오후 3:42:45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6일 15: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은행이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포용금융'을 선택했다. 금융지주 차원에서 발표한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와 더불어 실질적 이자비용 부담을 덜겠다는 목적이다. 다만 수익성과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우리은행)
 
새해 개인신용대출금리 연 7% 상한
 
2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7%에서 12% 금리를 적용받는 개인신용대출 고객은 약 7만명이다. 우리은행의 최고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리는 고객도 같은 규모라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새해부터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최고 연 7%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취약계층의 금리 인하 폭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이 금융비용 경감을 위해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1일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고객 중 신용등급이 7등급(외부 CB등급 기준)이하인 전체 고객의 금리를 0.3%p 인하했다. 성실상환 고객 대상으로도 은행 내부 등급을 적용해 최대 3%p 까지 추가 금리 감면까지 제공했다. 당시 금리감면 혜택 대상자도 13만명에 달했다.
 
우리은행의 이번 개인신용대출 금리 최고 연 7% 상한 도입은 내달 2일부터 도입된다. 2년 이상 거래 고객의 기간 연장 시점에 맞춰 적용하게 된다. 2026년 1분기부터는 대상을 확대해 우리은행의 예·적금, 신용카드, 청약저축 등을 1년 이상 거래한 고객이 신용대출을 신규 신청하는 경우에도 7% 상한을 적용한다.
 
우리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최고 금리가 12%로, 7% 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이 새해 대출 연장을 할 경우 최고 5%p 까지 금리를 아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매년 대출 규모와 적정 금리상한 수준을 감안해 상한 금리를 정할 계획으로,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9월 말 일반신용대출 잔액 기준 5% 미만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4% 미만이 24%, 4~5% 미만이 46.3%로 가장 많았다. 5%에서 7% 금리를 적용받는 잔액이 약 25.6%다. 다만 7%에서 12% 사이 금리가 적용된 잔액도 4.1%에 달한다. 
 
지난 3분기 말 우리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규모는 약 22조3390억원이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 중 4.1%는 9158억원이 넘어간다. 7~8% 금리 적용 규모가 5808억원, 8% 이상 적용 잔액은 1.5%로 3350억원에 달한다,
 
신용리스크 등 재무부담 우려도
 
우리은행의 금리 상한 설정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은 7만명 정도다. 잔액기준으로는 9000억원이 넘는다. 전체 이용 고객수와 잔액 대비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이자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용리스크에 대한 대비에도 미진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이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이유는 차주의 신용도에 있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담보가 없이 고객에게 내어주는 대출이다. 신용도에 따라 금융기관이 고객의 상환 위험을 계산하고, 위험도에 맞는 금리를 산출한다.
 
은행별로 다른 방식을 통해 적용금리를 산출하는데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제하는 방식은 같다. 조달 원가와 신용도에 따라 가산금리가 정해지는 구조다. 특히 은행은 예상손실률을 계산해 가산금리에 반영한다. 예상손실률은 은행 내부 신용등급에 따른 예상 손실비용을 뜻한다. 대손비용도 포함해 최종 적용 금리를 적용한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의 10월 말 평균 대출금리는 4.71%로 기준금리 2.69%, 가산금리 2.89%다. 우리은행은 기존 거래 고객인 만큼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적용 금리가 낮아진 만큼 이자를 감당하기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7% 이상 적용 차주의 경우 금융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데, 다중채무나 차주 개인의 상환 능력 약화는 문제다. 개인의 신용도에 의존하는 만큼, 담보로 회수할 수 없는 부실채권으로 떨어지게 된다. 특히 금리를 일괄적으로 조정해 리스크 충당 비용을 기존 대비 적게 잡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새해 1분기부터는 대상을 확대해 우리은행의 예·적금, 신용카드, 청약저축 등을 1년 이상 거래한 고객이 신용대출을 신규 신청하는 경우에도 7% 상한을 적용하는 만큼, 신용 평가에 대한 기준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1%로 지난해 말 대비 0.08%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3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이 7810억원에서 9월 말 1조250억원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관련 이자수익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적극적인 표용금융을 실행하는 차원에서 결정하게 됐다”라면서 “전체 고객 수 대비 절대적인 규모가 크지 않아 건전성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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