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뇌’ vs 테슬라 ‘눈’…AI 자율주행 ‘필살기’

추론 기능 탑재 엔비디아 ‘알파마요’
‘엔드투엔드’ 방식인 테슬라의 FSD

입력 : 2026-01-12 오후 1:48:5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올해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6’에서 엔비디아가 공개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가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와 정면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자율주행 업계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뇌'에 집중하는 반면, 테슬라는 실제 주행 경험을 쌓아온 '눈'에 집중하는 등 두 회사가 보여주는 전혀 다른 개발 방식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1월19일(현지시각) 워싱턴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엔비디아의 알파마요는 세계 최초로 추론 기능을 탑재한 VLA(Vision-Language-Action) 시스템입니다. 추론이란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 단순히 반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생각하고 그 이유를 자연어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테슬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엔드투엔드(end-to-end) 신경망 기반의 FSD V12부터 현재 V14까지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며 실제 도로에서 약 70억마일(약 112억6500만km)이상을 주행하며 쌓은 경험이 테슬라의 무기입니다. 
 
두 회사의 접근 방식을 비교하면 뇌와 눈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드물게 일어나지만 위험할 수 있는 ‘긴 꼬리(long-tail)’ 상황들에 강점을 보입니다. 복잡한 교차로에서 여러 차가 동시에 진입하거나, 공사 구간에서 임시 표지판이 세워진 경우,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 같은 상황에서 단계별로 분석하고 판단합니다. 이 상황은 위험하니 속도를 줄이자저 차가 먼저 가게 해주자 같은 추론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반면 테슬라는 압도적인 데이터 규모로 승부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수백만 명의 운전자가 평생 운전하며 겪은 모든 경험을 한 곳에 모아놓은 것과 같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면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즉각 대응하는 방식이며, 데이터의 양이 방대하다 보니 희귀한 상황도 이미 여러 번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험의 양적 측면에서 다른 회사가 따라오기 어렵습니다.
 
엔비디아가 유튜브에 공개한 알파마요 적용 벤츠 CLA 주행 장면. (사진=연합)
 
상용화 계획도 완전히 다릅니다. 엔비디아는 올 1분기부터 메르세데스-벤츠 CLA에 알파마요를 탑재해 미국 시장 판매를 시작합니다. 처음엔 운전자가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레벨2+ 수준이지만, 나중엔 완전 자율주행인 레벨4를 목표로 합니다. 엔비디아는 알파마요를 오픈소스로 공개해서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자유롭게 가져다 쓰고 자기 차에 맞게 고칠 수 있게 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함께 사용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테슬라는 정반대입니다. 모든 데이터 수집, 하드웨어 제작,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전부 테슬라가 직접 합니다. 다른 회사와 공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술을 키워 나갑니다. 테슬라는 올해부터 2027년 사이에 무인 택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 때 모든 걸 자체 개발하는 것처럼, 테슬라도 같은 방식을 택했습니다.
 
두 회사 리더들의 발언도 흥미롭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테슬라 FSD를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엔비디아는 여러 자동차 회사들에게 기술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감독형 FSD 차량 주행 영상. (사진=테슬라 유튜브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율주행의 99%는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나머지 1%의 드문 상황들을 해결하는 게 정말 어렵다”고 말하며 알파마요의 등장을 견제하면서도 성공을 응원한다는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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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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