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책임 부담…대기업 총수, 등기임원 겸직 급감

총수 등기임원 최근 5년새 14.5% 감소
“권한 행사하면서 법적 책임 회피 비판”
등기임원 중복 다수…“과다겸직도 문제”

입력 : 2026-01-13 오전 11:44:34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대기업 총수의 등기임원 겸직이 최근 5년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수 친인척 가운데 등기임원을 맡는 사례도 함께 줄어들었는데, 등기임원 지위에 따른 법적 책임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 도심에 입주한 기업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가운데 최근 5년간 등기임원 비교가 가능한 49개 그룹을 조사한 결과 총수가 맡은 등기임원직은 2020117개에서 2025100개로 14.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오너 친인척의 등기임원 등재 건수도 360건에서 358건으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또한 49개 그룹 가운데 14곳의 총수는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범삼성가 3인을 포함해 이해욱 DL그룹 회장,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김준기 DB그룹 회장,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 총괄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등 총수 일가 3명이 모두 회장 직함을 갖고 있음에도 아무도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더스인덱스는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이후 등기이사에게 형사 책임이 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총수가 회장’, ‘고문등의 직함은 유지한 채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권한은 행사하면서 법적 책임은 회피하는 꼼수 경영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총수들의 계열사 간 등기임원 중복 등재 사례도 많았습니다. 그룹 23곳이 총수가 2곳 이상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중복 등재돼 있었고, 이중 6곳의 총수는 4곳 이상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건설사를 모태로 성장한 그룹에서 겸직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습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16개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가장 많은 사례로 꼽혔습니다. 이 회장은 2021~2023년을 제외하면 매년 15~17곳의 다수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맡아왔습니다. 이어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12곳으로 뒤를 이었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각각 5곳에 등재됐습니다.
 
리더스인덱스는 총수의 등기임원 등재 여부는 오너의 책임경영 의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면서도 총수들의 등기임원 과다 겸직 문제는 의결권 판단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쳐 왔는데, 최근 상법 개정 논의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힘을 싣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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