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호카의 미국 본사 데커스 브랜즈가 국내 총판 조이웩스앤코와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차기 국내 유통사 자리를 두고 물밑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데커스 브랜즈가 조이웍스앤코와 국내 유통 계약을 해지한 이후 스포츠 브랜드 유통 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호카는 지난 2018년 국내 러닝화 시장에 상륙했습니다. 초기에는 젊은 마니아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다가 기존 러닝화 대비 2배 이상 두툼한 쿠션감으로 편한 러닝화로 인지도를 넓히며 대중화에 성공했죠.
최근에는 러닝 열풍과 맞물려 호카는 경쟁사를 위협하는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러닝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기능성, 프리미엄 러닝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국내 러닝화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국내 러닝화 시장 규모는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통 강자 나이키가 주춤하는 사이 호카는 신흥 강자 입지를 굳히며 나이키, 뉴발란스, 아식스, 아디다스에 이어 이른바 '빅 5' 순위권에 진입했죠. 아직은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기존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지만, 호카의 성장세는 눈에 띕니다. 호카의 국내 독점 수입 및 유통을 맡아온 조이웍스앤코가 공시한 최근 3년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2년 324억원, 2023년 410억원, 2024년 473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감소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로 진입 단계에 접어든 호카의 브랜드 선호도가 국내 시장에서 확고하고, 고성장 러닝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독점 유통권 확보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호카 본사가 국내에 직접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오지만, 이는 단기간 내 실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새로운 국내 총판을 선정해 국내 영업망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차기 국내 총판 후보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랜드, LF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종합 패션업체들로 영업망 확장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올해 본업을 강화하고 새로운 수익원도 확보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는 것이 주요 과제인 만큼 해외 브랜드 신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글로벌 브랜드 운영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죠.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를 국내에 직수입해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고 꾸준한 사업 확장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회사 전략에 따라 해외 유망 브랜드 영입에 지속적인 관심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F도 최근 기능성·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영역의 사업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카와의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랜드그룹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미 호카의 경쟁 브랜드인 뉴발란스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호카의 신규 유통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섬이나 삼성물산 같은 대기업 계열사도 글로벌 브랜드 직수입 경험을 토대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결국 기업의 브랜드 성격과 사업 방향성이 맞는 회사들이 라이선스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호카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호카 공식 홈페이지)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