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 동조해 온 이혜훈 장관 후보자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구조개혁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환율 방어를 위해 투입한 연금액 공개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재정론자'로 불리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는 제3차 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평가와 취임 이후 추가 개편 계획을 묻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서면 질의에 "공적연금 개편은 사회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답했습니다.
지명 이후 줄곧 이 대통령의 재정 정책에 동조해온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이 대통령은 연금 개혁을 올해의 주요 국책 과제로 꼽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여야는 '더 내고 더 받는' 방향으로 모수 개혁에 합의한 후 연금 시스템을 바꾸는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개혁 과정도 피하지 않겠다"라며 6대 구조개혁 중 하나로 연금 개혁을 꼽기도 했습니다.
다만 야권을 중심으로 연금액이나 수급 연령을 자동 조절하는 장치의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는 등 재정 확보 방안을 놓고 여야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입니다. 건전 재정론자들은 연금 재정 확보 방안 확충이 우선적이라고 보는데요. 이 후보자도 그간 대표적인 재정론자로 분류됐던 만큼 신중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앞서 이 후보자는 기획예산저 장관에 지명된 이후 재정론자로서 정체성을 내려놓고 이재명정부 재정 기조에 발을 맞춰왔습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내놓은 '전국민 소비쿠폰 지급' 정책에 "포퓰리즘의 대표적 행태"라고 비판했지만 최근에 입장을 바꿨는데요. '소비쿠폰은 포퓰리즘이라던 입장에서 변화했느냐'는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의 질의에는 "소비쿠폰은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을 두텁게 지원하고, 사용 지역·사용처·사용 기간을 설정해 정책 효과를 높였다"라며 후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이 후보자는 국민연금의 환율 방어를 위해 투입한 연금액 공개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말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공단과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스와프 계약을 연장했습니다. 외환스와프 계약은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 투자에 필요한 달러 마련을 위해 국민연금이 한국은행에 원화를 주면 한국은행이 외화보유액에서 달러로 환전해주는 계약인데요.
국민의힘 등 재정 건정성을 강조하는 보수 진영에선 이를 두고 "국민의 노후자산까지 노리는 국민 약탈 정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환율 방어에 사용된 연금액 공개까지 요구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서면 답면을 통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