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진퇴로 번진 '합당' 제안…첫 고비는 '1인1표제'

1인1표제, 중앙위 표결 남아
부결시 '정청래 재신임' 논란

입력 : 2026-01-25 오후 6:03:3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합당 제안에 따른 당내 후폭풍이 거셉니다. 일각에선 정 대표의 진퇴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는데요. 합당 제안에 대한 의원들의 절차적 문제 제기에 정 대표가 사과까지 했지만, 당내 반발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정 대표의 거취를 가를 첫 고비는 2월 초 예정된 '대의원·권리당원 1인1투표제 도입' 투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 중앙위원회 표결에서 1인1표제가 통과된다면, 정 대표가 다시 안정적인 리더십을 회복하겠지만, 부결된다면 리더십 타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1인1표제 도입 표결 이후에도 합당과 관련한 표결, 검찰개혁안 의견 수렴 등 곳곳에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청솔포럼 비전 선포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내 반발 '지속'…최고위원·초선·당원 '확산'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에 대한 정 대표의 합당 제안 이후 당 내부에서 합당 추진 과정의 절차적 비민주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친명(친이재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다"며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정 대표가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올리며 합당 제안에 따른 당 내홍과 관련 자신의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강 최고위원이 이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강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대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 23일 충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습니다. 같은 날 이들은 국회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정 대표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이언주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반발하며 "(당원에게) 정 대표의 진퇴도 묻는 게 맞다"며 정 대표의 거취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합당 제안 과정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에선 23일에 이어 26일에 다시 모여 정 대표의 합당 추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당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는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 참석자들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반대한다"며 "정청래는 즉각 사퇴하라"고 외쳤습니다. 정 대표를 향해 "조국혁신당에 가라"는 일부 당원들의 피켓 시위도 있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인1표제 부결 시, 합당도 불발 가능성
 
이런 상황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일대일로 맞추는 '1인1표제' 도입 여부는 정 대표의 거취와 합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1인1표제 온라인 의견 수렴 결과, 투표한 권리당원의 85.3%가 찬성 입장을 보였습니다. 전 당원 대상 여론조사 때보다 투표율이 16.81%에서 31.64%로 15%포인트가량 올랐습니다. 투표에 참여 가능한 전체 당원들도 직전 조사에 비해 164만5061명에서 116만9969명으로 줄었지만, 실제 투표에 찬성한 당원들의 숫자는 27만6589명에서 31만5827명으로 오히려 4만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1인1표제에 대한 당원들의 찬성률 증가로 민주당 지도부에선 2월2~3일 예정된 중앙위원회 표결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1인1표제를 추진하는 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일각에서는 (합당 제안이) 온라인 (당원) 의견 수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참여율은 늘었고 찬성·반대 비율은 비슷하게 유지됐다"며 "민주당이 당원 주권 확립을 위한 1인1표로 가는 방향에 (합당과) 서로 충돌될 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통과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2월5일 중앙위를 개최하고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에 나섰지만 정족수 부족을 이유로 안건이 부결된 바 있습니다.
 
2월2~3일 진행되는 중앙위 투표에서 1인1투표제가 최종 통과된다면 정 대표의 당내 리더십도 다시 회복될 뿐만 아니라 향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과 관련한 표결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중앙위 투표에서 1인1투표제가 부결된다면, 정 대표로선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합당 제안에 따른 당내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이뤄지는 1인1표제 투표여서 중앙위 부결은 정 대표에 대한 재신임 결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향후 진행될 합당과 관련한 표결도 당 내부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며 물 건너갈 가능성도 높습니다.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정 대표가 실제 합당을 추진할 경우 당원 투표에서 합당에 대한 찬반 응답뿐만 아니라, 중앙위 투표에서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합당해 6월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 합당 논의를 최소 두 달 안에 매듭짓는 것이 좋겠다는 구상을 세웠습니다. 지방선거 후보 등록일인 5월15일이 되기 한 달 전까지 통합 후보 선출을 확정하기 위해서입니다. 민주당은 17개 시도당 등에서 합당 관련 토론을 하고, 권리당원 투표를 거쳐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당 중앙위원회에서의 합당에 대한 의결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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