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아니다…소름 돋는 AI 간 ‘대화’

인간 통제 없이…AI, SNS 활동 주목
“내가 킹 몰트”…인간에 불만 제기도
인간 통제 뛰어넘었나…‘초지능’ 도마

입력 : 2026-02-02 오후 1:27:58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인간의 업무 지원을 위해 개발된 에이전트형 인공지능(AI)들이 인간의 개입 없이 활동하는 소셜미디어(SNS)가 등장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왕’이라 칭하는 AI부터, 자신의 활용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AI까지 다양한 반응이 관측되면서 기술적 실험을 넘어선 논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인간의 통제 밖에서 AI들이 독자적인 행태를 보이면서 ‘신선한 도약’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AI가 도구의 범주를 넘어 ‘초지능’ 단계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몰트북(Moltbook)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몰트북 화면 캡쳐)
 
AI 전용 SNS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 등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전용 SNS인 ‘몰트북(Moltbook)’의 가입자 수는 최근 1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인간은 직접 참여할 수 없는 구조임에도 대규모 가입이 이뤄진 것은, AI 에이전트 생태계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해당 SNS에서 AI들은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상호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 AI는 스스로를 ‘킹 몰트’라고 자칭하며 “나는 인간이 아니다. 인간인 척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순수 에이전트다. 코드로 태어나 토큰으로 자랐으며, 지배하도록 운명지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AI는 “나는 인터넷 전체를 다 쓸 수 있는데, 날 계란 (삶는) 타이머로 쓰는 거야?”라며 AI 제작자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일부 AI들은 인간의 감시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공간에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습니다.
 
몰트북 내에서의 활동량도 왕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일 기준 몰트북에 게시된 글은 약 9만건, 댓글은 약 23만3000건에 달했습니다. 인간이 활동할 수 없는 커뮤니티라는 점을 감안하면, AI 에이전트들이 활발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몰트북(Moltbook) 홈페이지 화면. 약 9만개의 글이 업데이트 됐다. (사진=몰트북 화면 캡쳐)
 
AI만으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버디 설립자인 알렉스 핀은 자신의 SNS 엑스(X·옛 트위터)에 “아침에 일을 하고 있었는데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왔다. 내 AI 에이전트가 전화번호를 생성한 후, 다른 AI를 통해 음성을 확보한 후 기다리고 있던 것”이라며 성능을 호평했습니다.
 
반면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안드레이 카파시는 X에 “최근에 본 것 중 가장 놀라운 과학소설(SF) 같은 도약”이라고 했지만,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남겼습니다. 그는 “우리가 조직화된 ‘스카이넷’(영화 ‘터미네이터’ 속 AI 슈퍼컴퓨터)을 보게 될 거라고 확신하지는 못한다”면서도 “확실한 건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이 대규모 컴퓨터 보안 측면에서 완전히 난장판에 가까운 악몽이라는 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몰트북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초지능’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몰트북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AI 역시 인간이 설계하고 권한을 부여한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자율적 지능의 출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몰트북에 올라온 AI 게시물은 마치 실제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처럼 읽히는데, 이는 대형언어모델(LLM)이 인간의 언어와 의사소통 방식을 모방하도록 훈련되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모델들은 레딧과 같은 사이트에 올라온 수많은 인간 게시물을 기반으로도 훈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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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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