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현실화부터 부동산감독원까지…당정청 '총력전'

"망국적 부동산 투기, 정책 총동원해 뿌리 뽑겠다"
세제·공급·감독 패키지…관건은 '국힘' 정무위원장

입력 : 2026-02-04 오후 6:25:09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당·정·청이 부동산 집값 안정을 목표로 세제 개편과 공급 확대, 불법행위 수사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총력전'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보유세와 수도권 공급 확대로 시장 구조를 조정하고 민주당은 수사권을 가진 상설 기구인 '부동산감독원' 설치로 부동산 거래·공급 과정 전반을 관리하는 입법에 나섰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제 손질·공급 확대 '투트랙'…정부 "시장 구조부터 바꾼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지방선거 이후 발표될 7월 말 세제 개편안에는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 전반을 손질하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후 세제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동산에 투기하면서 '또 연장하겠지'라는 부당한 기대를 가진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으로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며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올린 부동산 관련 글은 15건에 달합니다. 전날에는 "당장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며 정치적 부담이 큰 세금 인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미 문재인정부 시절, 각종 부동산 규제 속에 다주택자 상당수가 '똘똘한 한 채' 전략으로 갈아탄 만큼,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가 1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세법 개정은 국회 절차가 필요하지만,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것은 정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이라도 투자·투기 목적이라면 장기 보유 혜택을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과세 원칙 강화를 강조했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보유세 과표 구간을 더 촘촘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과세표준 구조 개편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보유세는 시세를 반영해 산정된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곱해 산출됩니다. 따라서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면 세율을 조정하지 않아도 세 부담이 늘어나는데 이 수치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올해 공동주택·단독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은 각각 69%, 54%로 2023년 이후 동결된 상태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80%로 오를 경우, 공시가격 상승 효과까지 겹치면서 보유세 부담이 20~30%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취득세·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전반을 함께 손질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이재명정부는 집권 초부터 대출 규제를 통해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이제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활용 가능한 도심 부지를 총동원해 수도권 6만호 주택 공급에 나섰고, 이중 용산에만 1만3000호를 착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용산에만 1만3000호를 배치한 것은, 서울 집값의 상징 지역부터 직접 눌러 투기 기대 심리를 차단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1·29 대책에서 밝힌 전체 공급 규모는 판교 신도시 물량의 2배 수준, 면적은 여의도의 1.7배에 해당합니다.
 
정부는 공급 확대가 단기간에 시장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제 개편과 불법행위 단속을 병행할 경우, 수요 억제와 심리 안정 효과가 겹치며 집값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수사권까지 꺼냈다…'부동산 감독원' 입법 추진
 
민주당은 부동산 불법 거래를 전담 수사하는 '부동산감독원' 설치 법안을 이달 중 발의할 계획입니다. 김현정 의원이 대표 발의를 준비 중인 법안에는 국무조정실 산하에 감독원을 두고 국토교통부·국세청·경찰청·금융당국 등을 총괄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내용이 담깁니다. 인력 규모는 관계 부처 파견과 신규 채용을 포함해 약 100명가량이 될 전망입니다. 
 
법안의 핵심은 수사 기능입니다. 이상 거래, 담합, 시세 띄우기 등 중대한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고, 금융정보와 신용정보를 관계 부처 간에 공유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시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민주당은 기존 국토교통부와 경찰 중심의 단속 체계로는 부처 간 정보 공유와 상시 수사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상설 조직을 통해 조사와 수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감독원 설치 등 실질적 대책을 검토하겠다"며 국민의힘의 협조를 촉구했습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부동산 투기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주범"이라며 "민주당은 망국적 부동산 시장을 반드시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20대 대선 후보로 나설 때부터, 수사권을 가진 부동산감독원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며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주문했고,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를 소관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어 야당의 협조가 핵심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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