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쟁점으로 올라왔습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를 앞두고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한 여당과 당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금융위원회는 은행 중심(50%+1)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안이 은행권에 특혜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정무위, 특정 업권 치중 지적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정 업권을 편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경제 차원에서 혁신 에너지를 어떻게 살리고,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라며 "이를 토대로 합리적인 제도를 설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상이 은행권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답변입니다. 민주당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IT기업과 핀테크 중심의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의견을 받아 이달 중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발의한다는 방침입니다. 발의를 앞둔 현시점까지 정리되지 않은 쟁점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등이 있습니다.
특히 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지분 50%+1주'의 컨소시엄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TF 내 일부 의원 및 자문위원들은 핀테크, 블록체인 기업 등에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맞서왔습니다. 이 의원은 "금융위가 국가의 기강을 흔들지 않는 은행업권의 입장에 가까이 서 주는 것 아닌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제시한 아이디어를 보고 있다"며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부분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영역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15~20%) 방안과 관련해 시장 점유율에 따라 거래소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제언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론적인 타당성과 실제 제도가 작동하는 방식, 새롭게 등장하는 사업자의 경우 시장 점유율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관련해 국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 의원은 "'50%+1주' 룰에 대한 부분이 크게 거론되고 있는데, 국민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데 있어 심판자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거래소지분 차등규제 '난색'
금융당국은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 수준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기존에는 디지털자산에 대한 법들이 부분적으로 있었는데 기본법 추진을 의원들과 협의해 진행 중"이라며 "새로운 법에 따르면 거래소는 영속적 인가제 체제에서 지위나 역할을 비롯해 권한이 확대될 것인데, 이에 맞게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는 TF도 거래소 시장점유율에 따라 차등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은 거의 독점 시장에 가깝다"며 "후발주자들을 다 합쳐 봤자 점유율이 3% 이내인데, 점유율 1% 미만의 업체들에 대주주 지분을 분산하라고 얘기하면 누가 투자 주체가 돼서 혁신을 불러오겠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금융위가 추진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에 대해 "인가제를 통해 공공 인프라 성격의 거래소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응하는 책임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위상과 공신력이 높아진 거래소 지위에 맞는 지배구조를 고민하는 과정"이라며 지분율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역외 자본유출 가능성을 근거로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율 제한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가상자산 활성화를 꾀할 시점에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한 전례가 있나. 납득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항간에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해시드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지분 제한 규제가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지적했습니다. 김 실장은 과거 해시드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지분율 제한에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강 의원은 "지분을 분산하면 책임경영에 문제가 있고,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감지된다"며 "대주주 지분제한은 학계에서도 전례가 없다고 하고, 재산권 침해로 인해 위헌 소지도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 조문만 135조로 구성돼 있고, 가상자산 진흥과 육성의 내용도 있으니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