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반대 이사 98명 재선임 대기"…지배주주 책임 논란 제기

국민연금·자문기관 반대에도 재직 유지…반대 사유 해소 사례 7건뿐
신동빈·조현준·조원태 등 재선임 가능성…기업가치 훼손 책임 재점화
의결권 반대 사유 공시 '깜깜이'…기관투자자 책임투자 실효성 시험대

입력 : 2026-02-05 오후 4:14:33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기관이 과거 반대한 이사들의 재선임 안건이 대거 상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업지배구조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반대 사유가 실질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사례가 많아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와 주주권 행사 여부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5일 경제개혁연대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5년 국민연금 또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선임을 반대했음에도 재직 중이며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등기이사는 총 98명입니다. 사내이사 44명, 사외이사 54명으로 구성되며, 2020년 158명에서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지배주주 사내이사는 24명으로 전체의 약 25%를 차지합니다. 특히 18명은 기업가치 훼손 행위 또는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국민연금 등이 반대했던 이력으로 확인됩니다. 
 
반대 사유의 성격도 변화했습니다. 과거에는 겸직 과다, 출석률 저조, 장기 재직 등 형식적 요건이 주요 이유였다면 최근에는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 침해, 감시의무 위반 등 실질적 책임 문제가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업가치 훼손 관련 사유가 전체 반대 사유의 약 37%를 차지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자 등 주요 그룹 지배주주는 과거 배임·횡령·이해상충 또는 주주권 침해 논란 등으로 국민연금과 자문기관의 반대를 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이들 상당수는 현재도 다수 계열사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재선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지배주주가 아닌 이사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반대 이력이 있는 비지배주주 이사는 74명이며, 이 중 54명이 사외이사입니다. 주요 반대 사유는 회사 또는 계열사와의 거래·고용 관계 등 이해관계로 인한 독립성 훼손 우려였습니다. 특히 회사 또는 계열사 임직원 출신 사외이사, 계열사 대표 출신 인사 등은 형식적으로는 사외이사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실질적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기간 회사와 관계를 맺어 온 인물이 사외이사로 재선임되는 구조 자체가 이사회 견제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입니다. 
 
문제는 반대 사유가 실제로 해소된 사례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98명 가운데 반대 사유가 명확히 해소된 경우는 7건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상당수는 과거 기업가치 훼손 행위나 감시의무 소홀 논란이 현재까지도 판단이 필요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선임 여부는 단순히 시간이 경과했는지, 형식적 요건을 충족했는지보다 과거 문제의 실질적 해소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사회가 반대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계속 상정할 경우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도적 한계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공시는 반대 사유가 몇 가지 범주로만 제시돼 개별 이사의 구체적 문제를 외부 투자자가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위탁운용사 역시 찬반 여부만 공개하고 반대 사유는 공시하지 않아 책임투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보고서는 국민연금과 위탁운용사 모두 안건별·사안별 반대 사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의결권 행사가 단순 형식이 아니라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권 보호를 위한 실질적 수단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경제개혁연대 로고. (이미지=경제개혁연대)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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