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지주, 회사채 재등판…'갈아끼우기' 꼬리표 뗄까

바이오 신사업 투자 등 영구채·CP 등 단기 자금 조달
설 연휴 직후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예정
자금 조달 구조 변화 위해 신용도 등 중요 평가

입력 : 2026-02-12 오전 6:00:00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롯데지주(004990)의 자금 조달 전략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바이오 신사업 투자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기업어음(CP) 중심으로 단기성 자금 조달을 이어왔으나, 단기 차입 비중이 과도하게 확대되며 재무 구조의 질적 약화가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대규모 출자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금리 부담까지 가중되자, 롯데지주는 결국 2년 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을 통한 조달 구조 정상화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지주가 조단위 투자 유출를 감당하며 재무 건전성을 꾀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반복되는 단기 자본 조달에 재무 여력 시험 구간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2024년 이후 2년 만에 회사채를 통해 최대 2500억원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시기는 설 연휴 이후로 예상된다.
 
그동안 롯데지주는 사모 회사채와 사모 신종자본증권 그리고 3개월 미만 단기 기업어음 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CP 발행 규모는 2021년 1조 2830억원에서 2022년 1조 8600억원, 2023년 2조 4030억원, 2024년 2조 570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3조 5950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에도 이미 5800억원의 CP를 발행한 상태다.
 
단기 차환을 전제로 한 조달 구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만기 구조는 짧아졌고 금리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도 크게 높아졌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환경에서 CP 중심 조달을 지속할 경우 이자 부담과 차환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구조적 부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룹 안팎에서는 조달 구조를 둘러싼 갈아끼우기 논란이 반복되자 동일한 방식의 자금 조달을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모 회사채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중장기 조달 방식을 다시 검토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롯데지주의 지난해 말 기준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6250억원으로 이 가운데 3000억원이 다음 달과 9월 각각 1차 스텝업 시기를 앞두고 있다. 현재는 5%대 표면금리가 적용되고 있으나 스텝업 이후 금리가 7%대까지 상승할 경우 이자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 구조를 조정하려는 필요성이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신용평가사는 <IB토마토>에 "현재 롯데지주의 발행 시기와 규모를 감안하면 일반적인 차환을 넘어 사실상 갈아끼기에 가까운 구조로 보인다"며 "스텝업 시점이 점점 짧아지고 금리 수준도 높아지면서 조건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우호적인 시장 상황속에서 회사채를 통해 자금 조달을 다시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측은 <IB토마토>에 "시장 환경과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달 방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투자 확대…재무 부담까지 이중고
 
롯데지주가 조달한 자금은 차환 상환과 함께 대부분 롯데바이오로직스로 투입되고 있다. 단기 조달을 통해 재무지표를 방어하는 동시에 신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식이다. 
 
관건은 향후 투자 부담이다. 롯데지주는 바이오를 그룹 차원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지주의 롯데바이오로직스 누적 출자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369억원에 달하며 올해에만 168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송도 바이오플랜트 1공장이 준공되는 2027년까지는 추가 출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장기적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4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본격적인 현금 창출 단계에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 시설 구축과 초기 투자 국면이 이어지는 동안 지주사 차원의 자금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신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그룹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지주사가 투자 재원의 창구 역할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화학과 소재 부문 계열사들의 실적 변동성도 변수로 작용한다.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경우 배당 여력과 내부 현금 창출력 개선 속도 역시 제한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롯데지주는 단기적인 유동성 위험은 크지 않지만 차입 구조와 투자 부담을 함께 보면 신용도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며 "바이오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재무 관리가 불가피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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