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국민성장펀드)②메가 프로젝트 1호 '해상풍력'…"이유 있었네"

햇빛연금으로 검증된 신안 태양광 사업, 해상풍력으로 확장
지역균형·첨단산업 전력·PF까지…정책자금 시험대에 올라

입력 : 2026-02-1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0일 16: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와 민간이 손을 맞잡고 역대 최대 규모인 150조원을 투입하는 '국민성장펀드'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국가 전략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그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과연 이 펀드는 또 하나의 정책성 자금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산업 지형을 바꾸는 실질적 성장 자본으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IB토마토>는 국민성장펀드의 구조와 운용 방식을 들여다보고, 기존 정책펀드와의 차별성과 한계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국민성장펀드 1호 메가 프로젝트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이 낙점됐다. 업계에선 이번 선정이 단순한 친환경 상징이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의 실질적인 수익 모델을 고려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메가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성공한 햇빛연금을 성공 모델로 삼아 해상풍력으로 확장,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성장펀드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국민성장펀드 1호로 해상풍력이 낙점된 가장 강력한 논리는 '지방 소멸 대응'과 '첨단 산업 에너지 공급'의 결합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자산 운용의 40% 이상을 비수도권에 투자하도록 설계되었다. 전라남도 신안군은 우수한 풍황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역이다.
  
전남 신안군 안좌도에 설치된 96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사진=신안군)
 
"검증 끝난 신안 태양광 사업, 해상풍력으로" 
 
전남 신안군은 한때 지방소멸 위험성이 가장 높은 군 단위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2022년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 개발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방소멸 위험성이 가장 높은 군은 전남 신안군, 인천 옹진군, 경북 울릉군, 경남 의령군, 경북 봉화군 순으로 조사됐다. 출산율 저하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발생하는 인구유출이 지역소멸 위기를 가중시킨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연계되면서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순유입률이 가장 높은 시군구는 농어촌기본소득·햇빛연금 선정지인 전남 신안군(10.8%)이 꼽혔다. 신안군 햇빛연금은 태양광 발전 사업 수익을 지역 주민에게 배당하는 전국 최초의 에너지 복지 제도로, 2021년 도입 이후 2024년까지 220억원 이상의 금액이 지급됐다. 주민 참여형 협동조합을 통해 분기별로 소득이 배분되면서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이 같은 경험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을 국민성장펀드 1호로 낙점하는 데 중요한 참고 사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태양광을 통해 검증된 '에너지 수익 공유 모델'을 해상풍력이라는 더 큰 규모의 인프라 자산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해상풍력은 단일 프로젝트 기준 수조 원대 투자가 가능해, 정책자금이 지역에 한 번에 굵직한 산업 인프라를 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한화오션(042660)현대건설(000720)은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설계·조달·시공(EPC) 도급계약을 체결, 총 계약금액은 2조6400억원에 달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해저케이블, 하부구조물 제작, 해상 설치 등 핵심 공급망에 국내 기업이 협력사로 선정될 예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PF(프로젝트파이낸싱) 주선기관으로는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산업은행과 민간금융의 KB국민은행이 선정되면서 고질적인 지역 경제의 민간자본 조달 문제도 해결해나가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안우이 해상풍력은 착공이 이뤄졌으며 투자자들은 풍력단지 운영이 시작되는 2029년부터 25년간 수익을 내는 구조"라며 "해상풍력 사업 진출 가운데 최대 규모로 이뤄진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첨단 산업단지 에너지 기반 역할 기대감
 
업계에선 해상풍력이 단순한 친환경 사업에 그치지 않고, 첨단 산업단지의 에너지 기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AI 데이터센터, 반도체·배터리 공정, 수소 생산 설비 등 전력 소모가 큰 첨단 산업은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장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향후 전남 서남권에 조성될 첨단 산업단지와 연계될 경우 에너지 인프라와 산업 입지 전략을 동시에 충족하는 카드로 평가된다.
 
수익 구조 역시 정책자금 운용 취지와 맞닿아 있다. 해상풍력은 장기 전력판매계약(PPA)이나 제도적 가격 보완 장치를 통해 20년 이상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정책자금이 초기 인허가·건설 리스크를 부담한 뒤, 운영 단계에서 시중 은행과 연기금 등 대규모 민간자본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은 정책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국민성장펀드 메가 프로젝트 1호로 낙점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신안군이 이미 태양광 사업을 통해 경험한 주민 참여형 수익 공유 모델을 해상풍력으로 확대할 여지도 남아 있다. 발전 개시 이후에는 일부 지분이나 수익권을 공모형 인프라펀드나 주민 참여 펀드 형태로 전환해, 지역 주민이 발전 수익을 직접 공유하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정책자금이 보조금이 아니라 지역 자산을 만들어 주민 소득으로 환원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안군은 햇빛연금을 향후 해상풍력까지 확대해 1인당 연간 600만원 수준의 '바람 연금'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번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외에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초기 리스크는 정책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투자 성과는 국민참여형 펀드를 통해 나누는 것이다. 이 외에도 정부가 펀드 자산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후순위로 참여하여 손실 위험을 경감하고, 다양한 세제 혜택을 부여했다. 3년 이상 보유 시 투자 금액의 최대 40% 소득공제가 이뤄지고, 배당소득 9%에 대해선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다만 3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 세제 혜택이 유지된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2026년 6월경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TF 논의를 거쳐 오는 3월 중 구체적 구조를 확정할 예정"이라며 "매년 6000억원씩 향후 5년간 3조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장기투자 목적과 펀드 운용수익률을 동시에 고려한 상품을 설계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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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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