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지난 글에서 자가면역증에 관련된 핵심 인자 세 가지, 즉 활막대식세포, 조절 T세포(Treg), 유사 섬유아세포(FLS)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인자들이 어떻게 병리화 단계를 거치고 고착화되어 만성적 자가면역증으로 변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전 글과 마찬가지로 류마티스 관절염(RA)을 중심으로 얘기를 전개하겠습니다.
최초 증상은 염증부터, 점차 만성화
류마티스 관절염의 최초 시작은 염증 증상입니다. 이는 유전 요인일 수도 있고 미세 외상, 감염, 노화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입니다. 초기 증상을 인지 못 한 채 관절을 쓰다 보면 염증이 심해집니다. 관절은 우리 몸에서 계속 움직여주어야 하는 존재 아닙니까? 관절 움직임이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염증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염증을 제일 먼저 인식하는 것은 FLS라고 합니다. 염증이 지속하는 가운데, 활액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활막 안에 압력도 높아지게 되겠지요? 마치 자동차 엔진의 윤활유가 자꾸 사용하면 점점 밀도가 높아져 끈적끈적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점점 FLS가 병리화되면서, 더욱 끈적끈적하고 어두운 물질을 쏟아내게 됩니다. 바로 병리화된 판누스 조직으로 바뀌는 것이지요. 마치 암에서 병리화된 세포외기질(ECM)이 잔뜩 생성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판누스 조직이 헝겊처럼 관절 부위와 뼈 부위를 덮을 정도로 발달합니다. 그리고 이 판누스 조직 안에 조절 T세포도, 활막 대식세포도 갇혀 병리화 단계로 넘어갑니다. 판누스 조직은 마치 관절 안을 뒤덮는 것처럼 퍼지면서 연골과 뼈를 점차 손상시킵니다. 이러한 염증은 다시 FLS를 병리화하고 이는 다시 더욱 찐득찐득하다 못해 아교와 같은 악성 판누스 조직을 양산합니다. 바로, 병리화의 고착화입니다.
에너지 대사 관점에서 본 병리화 기전
첫 번째 세포의 에너지 대사 이야기 기억 하지지요? 우리 몸 세포의 에너지인 ATP를 생산하는 두 개의 발전기능 말입니다. 하나는 산소가 충분할 때 미토콘드리아를 이용한 정상적이고 효율적인 산화적 인산화(OxPhose) 과정,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산소가 없을 때의 비상 발전 시스템이지만, 고착화되면 문제를 일으키는 비효율적 해당(解糖, glycolysis) 과정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암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가면역증 질환에서도 이 에너지 대사 기전이 그대로 작동됩니다. 복기 삼아 순서대로 설명하겠습니다.
흔들리는 대사 스위치: 초기 병리화 단계
앞서 말씀드린 요인에 의해 염증이 촉발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초기 증상을 인지 못 한 채, 관절을 많이 쓰는 가운데 활액은 산소가 부족하고(검은색은 산소 부족을 의미), 차츰 찐득찐득(압력이 높아진다는 의미)해집니다. 이 단계부터 조절 T세포는 정상적인 산화적 인산화 발전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활막 대식세포도 비상사태로 인식하여 해당 과정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직은 희망이 있습니다. 비상사태가 잠깐의 상황으로 끝난다면, 즉 빨리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는 치료가 이루어 지면 곧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병리화의 고착화
그런데 안타깝게도 치료가 늦어졌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FLS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는 악성 콜라겐 같은 물질을 생성해 내기 시작합니다. 판누스 조직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판누스의 거무스름하고 찐득찐득해지는(아주 악성이 되면 아교처럼 끈끈해지는) 물질이 조절 T세포와 활막 대식세포를 가두게 됩니다. 산소가 없어져 산화적 인산화 발전은 점점 어려워지면 해당 과정 발전에 의존하게 되면서, 그 파생되는 젖산으로 판누스내의 환경은 점점 산성화됩니다. 정상적인 산화적 인산화 발전은 아예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이르고 맙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관련된 세 개의 인자들이 서로 서로 영향을 미치면 만들어 내놓은 악성 환경 속에 갇혀 서로를 구속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만성 류마티스 관절염은 고질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이러한 상호 구속적인 환경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이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 chow424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