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라더니 청약은 1건"…대신증권, ELB 미달 발행 반복

청약률 한 자릿수 상품도 등장…투자수요 부족 신호
삼성전자 편중 구조 속 ELB 발행 기조 지속

입력 : 2026-03-09 오후 5:10:31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공모 방식으로 발행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서 청약 건수가 1건에 그친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상품은 청약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모집금액을 크게 채우지 못한 채 발행이 이뤄졌습니다. 공모 상품에서 이 같은 사례가 이어지면서 실제 투자자 수요가 발행 규모에 미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발행한 ELB 1041회는 모집총액 199억8000만원 가운데 실제 청약금액이 17억2827만원에 그쳤습니다. 청약률은 8.65%였습니다. 발행실적보고서 기준 청약 건수는 1건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공모 상품이지만 모집금액의 10%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발행이 이뤄진 셈입니다.
 
같은 날 공시된 ELB 1037회 역시 모집총액 49억9950만원 대비 청약금액이 13억8198만원에 머물러 청약률이 27.64%에 그쳤습니다. 해당 상품의 청약 건수도 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사한 사례는 특정 회차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3월3일 공시된 발행실적보고서를 보면 ELB 1035회와 1036회 역시 청약 건수가 각각 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27일 공시된 ELB 1033회와 1034회에서도 청약 건수가 각각 1건으로 확인됩니다. 같은 날 공시된 ELB 1039회와 1040회의 청약률도 각각 약 37%, 16%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최근 공시된 ELB 발행 실적을 종합하면 모집 미달과 제한적인 청약이 여러 회차에서 이어졌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발행실적보고서를 보면 이들 상품은 모두 '총 청약금액이 모집금액의 100%에 미달하여 전액 납입으로 종결됐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파생결합증권은 구조상 모집 미달이 발생하더라도 실제 청약금액만큼 발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모 방식 상품이 통상 다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시장 수요를 확인하는 구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모집금액을 크게 채우지 못한 사례가 이어진 것은 실제 투자수요가 발행 규모에 미치지 못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상품 구성에서도 특정 종목 중심의 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이 최근 발행한 ELB 상당수는 삼성전자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정 대형주 중심으로 상품이 반복 설계되면서 상품 차별성이나 투자 매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ELB는 주식이나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 가격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화 금융상품입니다. 상품 구조가 비교적 복잡하고 기초자산 가격 흐름에 따라 수익 조건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홍콩 H지수 ELS 사태 이후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대신증권의 ELB 발행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일괄신고 공시를 통해 수천억 원 규모 ELB 발행 계획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자수요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발행이 이어지면서 상품 공급이 시장 수요보다 앞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실제 일부 상품은 모집금액 수백억 원 규모로 공시됐지만 실제 발행 규모는 수십억 원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 상품에서 모집 미달이 반복되고 청약률이 낮게 나타난다는 것은 투자자 수요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최근 파생결합증권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상품 구조와 발행 전략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증권 측은 "ELB는 일반 공모채와 달리 WM 고객, 랩, 신탁 등 투자자 수요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구조화 채권"이라며 "모집금액은 최대 발행 한도를 의미하고 실제 발행 규모는 투자자 청약금액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은행 신탁 상품으로 판매되는 경우 은행이 거래상대방이 되기 때문에 발행사 기준 청약 건수는 1건으로 집계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신증권 사옥. (사진=대신증권)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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