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쇼 코리아(DSK 2026)에 전시된 다양한 드론 전투체계.(사진=뉴시스)
오늘날 전쟁의 양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던 전차, 전투기, 대형 함정 중심의 전력 구조에 더해 이제는 미사일과 드론이 전쟁의 흐름을 결정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벌어진 주요 분쟁을 보면 미사일과 드론의 수량이 전쟁의 템포와 지속 능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전쟁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양측은 장거리 미사일과 대량의 드론을 활용해 상대의 군사기지와 에너지 시설, 물류 거점을 지속적으로 공격했다. 전선에서의 교전뿐 아니라 후방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정밀 타격이 전쟁 수행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드론은 정찰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하며 '전장의 눈과 칼'로 불릴 만큼 핵심 무기로 부상했다.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대량 운용이 가능한 드론은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는 충돌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이 지역의 분쟁에서는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같은 미국의 전략자산이 존재함에도 실제 교전의 양상은 미사일과 드론의 보유량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상대의 방공망을 소모시키기 위해 대량의 드론을 먼저 투입하고, 이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즉, 전쟁의 리듬이 첨단 플랫폼보다 발사체의 수량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드론은 중소 국가들이 선호하는 가장 가성비 높은 무기로 평가된다. 개발 비용이 비교적 낮고 운용이 간편하며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값싼 드론 수백 기가 고가의 방공 미사일을 소모시키는 상황은 이미 여러 전장에서 확인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기술 수준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가' 역시 중요한 군사적 변수로 떠오른다.
이러한 변화는 한반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북한은 이미 다양한 종류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격용 드론 전력까지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무기 체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미사일과 드론을 결합한 비대칭 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2021년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된 이후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사거리 제한이 사라지면서 다양한 유형의 정밀 타격 미사일 개발이 가능해졌고, 이는 한국군의 전략적 타격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드론 전력의 규모와 운용 개념에서는 아직 북한에 비해 수적 측면에서 열세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따라서 한국의 미래 군사 전략은 세 가지 축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미사일과 드론 전력의 균형 있는 증강이다. 북한이 대량의 미사일과 드론을 운용하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충분한 공격 능력과 함께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다층 방어 체계를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 공격 미사일과 방어 미사일의 적절한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둘째는 주변 강대국을 고려한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의 확보다. 동북아시아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미사일 환경 중 하나다. 중국과 일본 역시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 환경 속에서 한국이 안정적인 억제력을 유지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미사일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는 해양 영역에서의 유무인 전력 통합이다.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 국가이며 해상 교통로와 해양 영토의 보호는 국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따라서 미사일과 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 유무인 복합 전력과 이를 통합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해상 지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체계는 미래 해양 전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는 주한미군 전력 구조의 변화 가능성이다. 국제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미국의 글로벌 군사 배치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이나 규모가 변화한다면 한국은 보다 높은 수준의 자주적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격 미사일과 방어 미사일 체계를 균형 있게 확충하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미래 전쟁의 핵심은 '누가 더 많은 미사일과 드론을 보유하고,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한국은 이미 뛰어난 기술력과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역량을 체계적인 전략 속에서 결합하는 일이다. 미사일과 드론 전력의 균형 있는 확충, 그리고 유무인 전력의 통합 운용이야말로 미래 전장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