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다올,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희비'

입력 : 2026-03-19 오후 3:28:30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국내 저축은행업권을 둘러싼 금융그룹들의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극명한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교보생명은 금융당국 승인을 발판으로 업계 1위 SBI저축은행 인수를 본격화하며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속도를 내는 반면, 다올금융그룹은 계열사 동시 압수수색이라는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대주주 지위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품고 종합금융그룹 도약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SBI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획득했습니다.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가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을 약 9000억원에 매입할 계획입니다. 앞서 지난해 4월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8.5%를 우선 취득했으며, 조만간 41.5%+1주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교보생명은 총 50%+1주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고, 의결권 기준으로는 자사주를 제외한 58.7%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를 기점으로 저축은행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번 인수는 교보생명이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의 핵심 고리로 평가됩니다. 보험을 중심으로 증권·자산운용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갖추며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지배구조 재편과 중장기 성장 전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BI저축은행은 2025년 3분기 기준 총자산 14조5854억원 규모의 업계 1위사입니다.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 5개 영업구역을 보유한 유일한 저축은행으로, 사실상 전국 단위 영업망을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이들을 둘러싼 정책 환경도 우호적입니다. 금융당국은 총자산 20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또는 인터넷은행 전환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대주주 지분을 5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향을 검토 중입니다. SBI저축은행은 자산 규모와 영업 기반 측면에서 이러한 제도 변화에 가장 근접한 사업자로 평가됩니다.
 
교보생명은 당분간 기존 경영진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운영에 무게를 둘 방침입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양사의 협력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SBI홀딩스가 교보생명 지분을 취득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인터넷은행 설립 논의와 우리금융 인수 검토, 디지털 금융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왔습니다. 최근에는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자산 영역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다올저축은행·증권 동시 압수수색, 대주주 적격성 위협
 
반면 다올금융그룹은 계열사 전반에 대한 강제수사로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다올저축은행과 영등포구 다올투자증권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수사당국은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다올저축은행이 대주주인 다올투자증권에 자금을 우회 지원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유동성이 급격히 경색되던 시기 다올저축은행이 다올투자증권 관련 채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법 위반 소지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다올저축은행이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의 랩어카운트나 특정금전신탁에 자금을 투입하고, 해당 자금이 다시 다올투자증권으로 흘러 들어간 구조가 활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경우 '대주주에 대한 금전·재산상 이익 제공 금지' 규정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지목됩니다.
 
현행 상호저축은행법은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으로 금융 관련 법령 위반에 따른 일정 수준 이상의 형사처벌 이력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혐의가 입증돼 처벌로 이어질 경우, 다올투자증권의 대주주 지위 유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강제수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에서 본사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대주주 관련 이슈라는 점에서 수사 방향은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단순 제재를 넘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확산되며 지배구조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올저축은행 측은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은 사실이나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보생명 사옥과 다올투자증권 사옥. (사진=각 사, 챗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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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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