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3월 20일 09: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압박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상법 개정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이 맞물리면서 금융지주 지형에도 변화의 신호가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IB토마토>는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현주소를 해부하고, 제도 변화 속에서 부각되는 쟁점과 개선 방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연이은 금융사고와 불투명한 최고경영자(CEO) 선임 관행에 직접 칼을 대겠다는 의도다. 특히 회장 연임과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가 핵심으로, 실효성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금융감독원)
개편안 미뤄지며 '눈치보기'…주총 앞 '긴장'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 구조 개편 등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고심 중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지배구조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면서 개선 압박 수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지배구조는 자회사의 경영 통제와 감독 원칙, 절차 등을 정한 체계를 의미한다. CEO, 사외 이사를 선임하고 주요 안건들을 처리하는 주총과 직결된다.
당초 금융당국은 이달 내 금융지주에 적용되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마련할 계획이었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연구원 등과 함께 지배구조 선진화 TF 첫 회의를 개최했다.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후속 조치 성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너서클 중심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주요 안건으로 이사회 독립성 제고와 CEO 선임 공정성·투명성 강화, 성과보수 운영 합리화 등을 정했다. 금융권의 지배구조를 다방면에서 살피고 개선하기 위해서다. 특히 사외이사 독립성과 CEO 연임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거론됐다. 다만 지난 12일 예정됐던 개편안 발표가 미뤄지면서 금융지주들은 방향성 확인 없이 긴장감만 커진 상황이다. 발표 시점은 주총 이후인 다음 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사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꼬집은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2022년에도 CEO의 장기 연임과 사외이사의 독립성 부족 등을 지적했고, 금융지주도 이에 맞춰 내부 통제 규정을 매만지는 등 대응해왔다.
칼끝은 내부통제…연임·사외이사 구조 정조준
금융당국 지배구조 개선 칼날은 내부통제를 직접 겨누고 있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지배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미 규정은 갖췄지만 구조적 한계로 실행력이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대규모 횡령과 불법 대출, 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부실 발생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지주가 금융당국과 발맞춰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했음에도 잡음이 발생했다. 금융사고 건수는 지난 2023년 61건에서 지난해 184건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금액도 7배가량 커졌다.
금융지주들은 CEO 선임 과정과 사외이사 구성 등에 변화를 예고했다. 주요 쟁점으로 보고 있는 부분이 내부통제 실패 시 책임 구조의 명확화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 강화를 목표로 독립성 강화에 중점을 뒀으나 당장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방향은 제시했으나, 구체적 기준이 없어 즉시 반영하기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주총안건으로 올렸으며, BNK금융은 사외 이사 7명 중 5명을 교체한다.
현업에서는 실효성과 함께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CEO 연임과 사외이사 연임을 제한할 경우 중장기 사업 실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사업적 경쟁력과 연속적인 경영 철학 등이 되레 약화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외이사 책임 확대와 감독 강화 기조 속에서 인력 수급 어려움도 감지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건전한 지배구조를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논의되고 있는 일부 방안이 금융 산업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라면서 "경영 적극성이나 연속성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