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은행도 내달 조기퇴근제…5대은행 도입 완료

입력 : 2026-03-23 오후 3:34:08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내달 1일부터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를 도입합니다. 하나은행도 상반기 내 도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5대 시중은행 모두 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기조에 발맞춰 근무시간을 단축하게 됐습니다. 
 
근무시간 단축, 업무환경 개선 시발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오는 다음달 1일부터 매주 금요일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조기 퇴근제를 시행합니다. 두 은행은 노사 협의를 거쳐 세부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막바지 점검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는 지난해 10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사업사용자협회가 산별 교섭을 거치면서 합의한 내용입니다. 금요일 영업 종료 시점인 오후 4시 이후 근무를 기존 오후 6시에서 5시로 앞당기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하나은행도 상반기 내 도입을 목표로 노사 간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만 일정을 확정하면 5대 은행이 모두 금요일 1시간 단축 근무 체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월부터 조기 퇴근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요일과 금요일 근무시간을 각각 1시간씩 단축하고 줄어든 시간을 활용해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인 'EDGE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일부터 본격 시행했으며, NH농협은행은 오는 27일부터 도입합니다. 
 
은행권은 이번 제도를 단순한 근무시간 축소가 아닌 근무 환경 개선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각 은행은 근무시간을 줄이면서도 고객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운영 방식을 동시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화상 상담 시스템과 탄력 점포 운영을 늘리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영업시간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하면서 내부 근무시간만 줄이는 전략을 강화하는 중입니다. 
 
KB국민은행은 직원 근무시간을 오전·오후조로 나눠 운영하는 '9To6 뱅크'를 통해 오후 6시까지 창구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라운지와 AI 브랜치를 통해 야간과 주말에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우리은행도 무인점포 '디지털 익스프레스'를 확대해 평일 밤과 주말까지 고객 접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특수점포·업무량 개선 숙제 
 
은행 조기 퇴근제도 정착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 조기 퇴근제 도입을 앞둔 일부 은행들은 노사 공동으로 '노동시간 단축 TF'를 꾸리고 세부 적용 기준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관공서 입점 점포와 외국인 특화 점포 등 일부 특수 영업점입니다. 이들 점포는 법원이나 구청 업무시간과 밀접하게 연동돼 있어 은행만 먼저 영업을 종료하기 어렵습니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관공서 업무가 끝나기 전에 은행 창구를 닫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있다"면서 "이들 점포 직원에게도 형평성 있게 단축 근무 혜택을 적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업 현장에서는 제도 효과에 대해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반응도 이어집니다. 은행 창구 영업시간이 기존과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단축되는 1시간은 영업 종료 이후 진행하는 대출 사후 처리, 내부 결산, 마감 업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근무시간만 줄이고 업무량은 그대로라 노동 강도만 커지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근무시간 단축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체감도는 업무 재배치 방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변화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향후 금융권 노동시간 단축 흐름은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해 산별 교섭 때부터 '주 4.5일제' 도입을 강력히 추진해 왔습니다. 당시 금융노조는 단순한 휴식권 확대를 넘어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일자리 감소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업무 집중도를 높여 생산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과거 주 5일제 도입을 선도했던 금융권이 이제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노동 모델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이번 금요일 1시간 단축은 그 전환점을 마련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관공서 점포 직원들에 대한 형평성 있는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기 위해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번 금요일 1시간 단축이 향후 추가적인 노동시간 개편 논의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디지털 전환과 점포 전략 재편을 가속화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은행산업 전반의 운영 방식도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인력 운영과 고객 서비스 구조까지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다음달부터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를 도입한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기조에 발맞춰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은행권 전반으로 조기 퇴근제가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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