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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7일 15: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가 6000억원 규모의
SK이노베이션(096770) 전환사채(CB)를 두고 리파이낸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주가 반등 시점이 불투명해지자, 기관투자자(LP)에 투자금을 먼저 돌려주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금리 상승과 더불어 SK온의 배터리 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리파이낸싱 이자 비용은 향후 한투PE의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 서린사옥 (사진=SK이노베이션)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 물 은행채(무보증, AAA) 금리가 4%대에 육박하면서 리파이낸싱 금리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투PE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를 중심으로 한 한투PE 컨소시엄은 SK이노베이션이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CB를 전량 인수했다. 해당 CB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0%의 무이자 구조로 설계됐으며, 만기는 2027년 10월31일이다. 전환가액은 12만3642원으로 설정됐고, 전환청구기간은 2026년 10월31일부터 2027년 10월25일까지다.
해당 CB는 한투PE가 기존 SK온 투자금 약 1조2000억원 중 6000억원을 현금 대신 수령한 구조로, 투자금 회수와 재투자가 결합된 형태다. 나머지 6000억원은 현금으로 회수됐다. SK온의 주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바 있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당시 보유하고 있던 전환우선주(CPS)를 현금으로 조기 상환하며 투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하지만, 한투PE 컨소시엄은 SK이노베이션이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일부 자금을 재투자하며 SK그룹과 동행을 택한 것이다.
SK온 실적 부진에 이자 부담까지
다만 현재까지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무이자 구조 특성상 투자 수익은 전환권 행사에 따른 주식 가치 상승에 의존하는데,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설정된 전환가액와 비교해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 사업 부진이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0조2961억원, 4487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25.8% 증가했지만,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부진과 미국 포드 합작법인(블루오벌SK) 구조 재편에 따른 대규모 자산 손상차손 반영 등으로 당기순손실 규모는 5조4364억원에 달했다.
향후 배터리 사업 부진이 지속할 경우, 주가가 전환가를 웃돌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한투PE 컨소시엄이 LP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리파이낸싱이라는 차선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리파이낸싱은 보유한 CB를 담보로 현금을 미리 앞당겨 확보할 수 있기에, LP를 상대로 투자금을 돌려주어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나 LP에 돌아가는 현금흐름(DPI) 등 성과 지표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해 한투PE에는 적지 않은 이자 부담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기준 5년물 은행채(무보증, AAA) 금리는 4.064%로, 최근 이란과 호르무즈 해엽 지역 등에서 발생한 분쟁으로 인해 우상향하는 추세다. 이는 지난해 8월 2.8% 수준까지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20bp가량 상승한 셈이다.
한투PE가 LP에 원금을 우선 돌려주고 나면 남은 SK이노베이션 CB의 향방에 따라 위탁운용사(GP)인 한투PE 몫도 결정된다. SK온 실적 부진 장기화로 인해 SK이노베이션 주가가 향후에도 지지부진하다면, 리파이낸싱 대출 이자만 고스란히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재무 부담 커져…한투PE "주가 올라야"
한투PE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여부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풋옵션 행사 가능일은 앞으로 약 7개월이 남아 있지만, 올해 SK이노베이션은 해당 CB를 전액 현금으로 상환할만한 처지가 아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SK온과 SK엔무브 합병 과정에서 약 3조5880억원 규모의 SK온 FI 투자금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엔 한투PE 컨소시엄 약 1조2000억원,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투자자 약 1조6000억원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5조원 규모의 자금 마련에 나섰다. LNG 발전소 및 보령 LNG터미널 지분 매각 등 자산 유동화가 병행됐고, SK온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3000억원 증자,
SK(003600)의 2조원 자본 지원 등이 동시에 추진됐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6000억원을 현금으로 상환할 경우, 재무 부담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최소 주당 2000원의 배당을 약속했음에도 투자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2025년 사업연도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다만 한투PE가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에 장기투자를 결정한 만큼, 풋옵션을 조기에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그룹과의 파트너십을 고려해 중도상환 면제 조항 등을 통해 최대한 금리 상승을 방어하고, 배터리 업황 개선에 따른 단계적인 엑시트에 나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0% 금리 CB를 들고 5~6%대 이자를 내는 역마진 상태가 계속될 시 장기투자라 할지라도 부담이 크다"며 "리파이낸싱 계약에 주가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수수료 없이 중도상환할 수 있는 조건부 면제 조항 등을 포함시켜야 높아진 금리에 대응해 최대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