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파노라마)"형량 줄이려 했다"던 서민석…'이재명 주범' 몰고간 박상용

"이재명, 주범 되는 자백 있어야" 녹취록 공방
박상용 "서민석 변호사가 먼저 종범 기소 제안"
서민석 "이화영에게 들은 사실 재확인 한 것"
'이재명 주범 상정, 무리한 수사' 비판 못 피해

입력 : 2026-04-05 오전 11:50:40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대리인 서민석 변호사와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의 통화 녹취록이 연일 공개되면서 '대북송금 진술 회유'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 자백을 받기 위해 협의를 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서 변호사도 중간에서 말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박 검사의 진술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는 입장입니다. 엇갈리는 주장에도 박 검사가 대북송금 사건의 주범으로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상정해 무리한 수사를 이어갔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화영 경기도 전 평화부지사 진술 회유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3월31일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서민석 변호사와 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시스)
 
서민석·박상용, 하나의 녹취 상반된 주장
 
대북송금 진술 회유 논란 시작은 지난달 29일 민주당이 '이재명씨가 주범이 되는 자백이 필요하다'는 박 검사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 시작됐습니다.
 
2023년 6월19일 박 검사는 당시 서 변호사에게 전화해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 공익 제보자나 이런 것들도…."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을 주범으로 가리키는 진술을 하면 이 전부지사의 보석이나 공익 제보자 보호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그러자 박 검사는 통화 전체 내용과 맥락을 알 수 있는 통화 녹취록 전문이 아니라며 진실 공방으로 몰아갔습니다.
 
박 검사와 당시 수사팀 검사들은 "압박과 회유 등 허위 진술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화영의 자백 취지 진술 이후 서 변호사 측에서 '특가(뇌물)를 일반 뇌물로 변경, 정범이 아닌 종범으로 기소, 재판 중 보석 등 제안'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서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한테 들은 이야기(검찰의 종범 제안)를 박 검사에게 확인했다"며 "형량을 적게 받을 수 있도록 이왕 그렇게 할 거면 해달라고 한 건데, 그걸 종범을 제안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후 공개된 녹취록은 서 변호사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이 전 부지사의 변론 대응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황이 담겨 논란을 더욱 키웠습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2023년 5월25일 녹취록에 따르면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생짜 부인을 해서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면 저희는 10년 이상 구형을 할 것"이라며 "대응 솔루션을 부장님(서 변호사)이 (이 전 부지사에게) 주셔야 할 텐데 그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서 변호사는 "그분과 나의 안 중에 하나는 그냥 죽어버리자"라고 답했고, 박 검사는 "죽으면 나중에 다 알아서 살려주지 않겠나"라고 되물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사면해 주지 않겠냐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이에 서 변호사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이재명을 배신 안 하면"이라고 말을 줄였습니다.
 
이를 두고 박 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허위자백을 제안하고 회유했다면 왜 그 자백이 '이재명에 대한 배신'이 되나. 법적으로 허위자백은 '무고' 아닌가"라며 "이화영, 서민석 모두 이재명 지사가 공범이라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서 변호사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 유튜브에 출연해 "박 검사가 원하는 대로 허위진술을 해 처벌받게 하는 것은 배신이라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같은 통화 녹취록 해석을 두고 두 사람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겁니다.
 
이해찬 볼모, 혐의 언급 압박…"부적절한 수사"
 
다만 박 검사가 이 대통령을 주범으로 보고, 무리한 수사를 이어갔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지난 2일 공개된 2023년 5월25일 녹취록에는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의 정치적 스승인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한 수사, 나아가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북송금 진술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박 검사는 당시 "이해찬 대표 사무실 비용을 한 달에 얼마씩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대줬다는 건데, (중략) 실제로 이해찬한테 간 게 아니라 그 사무실이 이재명 선거 캠프 비슷하게 운영된 것 같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이 충분히 될 수 있고 이게 나오면 지금 (민주당) 돈봉투도 문제인데, 당연히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3일 국회 국정조사에서 새롭게 공개된 2023년 6월19일 녹취록에서 박 검사는 "제3자 뇌물이든 직접 뇌물이든 공범을 이재명이랑 같이 갈 것", "직권남용도 공범으로 갈 것"이라며 혐의 구성 방향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그 재판은 재판장이 선고할 수 없는 사이즈"라며 "좀 지나면 이 부지사는 아마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주범이 되면 정치적으로 사건이 확대되고, 이 전 부지사는 보석 등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암시한 겁니다.
 
검찰 내부에서도 적절한 수사 방식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부적절하게 수사를 한 것은 맞아 보인다"며 "통상 수사를 하더라도 정의에 호소하거나, 혹은 물증을 제시하면서 그렇게 진술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추궁할 수 있겠지만 저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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