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KT, 박윤영표 쇄신 본격화…해외 적자법인 절반 손질하나

해외 법인 10곳 중 5곳 '적자'…르완다·일본 등 자본 잠식 심화
최근 5년간 베트남·러시아 이어 부실 계열사 정리 속도
신임 대표 체제하 고강도 조직 쇄신…르완다 청산 촉각

입력 : 2026-04-1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9일 17: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KT(030200)가 통신 영토 확장을 위해 세운 해외 법인들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아프리카 르완다 법인 등 일부 계열사는 완전 자본 잠식에 빠졌고, 지난해 한해 적자를 낸 곳만 전체 해외 법인 중 절반에 달한다. 과거 글로벌 사업을 경험했던 박윤영 신임 대표가 취임 직후 고강도 조직 쇄신에 나선 만큼, 부실한 해외 법인 청산 작업도 급물살을 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박윤영 KT 대표. (사진=IB토마토)
 
해외법인 10곳 중 절반 '적자'...르완다·일본 완전자본잠식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KT의 국내외 연결 대상 주요 종속 기업은 총 38곳이다. 그중 해외 법인은 총 10곳으로 전체 26%에 달해 적지 않은 수다. 법인을 설립한 국가는 미국, 일본, 홍콩, 베트남 등 8곳이다.
 
KT는 내수 중심의 통신 사업을 넘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왔다. 유무선 종합 통신사업자로서 이동통신과 인터넷망 와이파이 등을 구축해 온 기술력을 현지에서 구현하겠단 청사진이다.
 
다만 해외 법인들의 재무 성과는 그 수에 비해 미미하다. 지난해 주요 해외 법인 매출을 합산해도 전체 종속 법인 매출(11조5450억원)의 1.7%(2002억원)에 불과하다.
 
수익성 면에서도 부진하다. 지난 한 해에만 싱가포르, 베트남, 르완다 등 전체 해외법인 절반이 적자를 냈다. 해외 법인들의 당기순손익을 합하면 139억원에 이른다. 연결기준 매출은 물론 순이익에서도 이렇다 할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일본 법인과 아프리카 르완다 법인은 수년간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지난해 일본 법인의 부채 규모는 33억원으로 자산 규모(19억원)를 훨씬 넘어섰다. 다만 일본 법인의 경우 사업 발굴과 협력을 주 업무로 추진하고 있어, 실적을 내기 위한 곳은 아니란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르완다 법인이다. 부채 규모는 1494억원으로 자산 규모(1130억원)보다 많다. 당기순이익은 192억원 적자다. 설립 이래 한 차례 흑자를 냈던 때를 제외하면, 적자가 내리 쌓여 결손금만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전체 주요 종속 기업 중에선 KT스튜디오지니(-42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적자 규모가 크다. KT스튜디오지니와 매출 규모는 22배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르완다 법인은 기형적으로 재무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르완다 법인은 지난 2013년 아프리카 통신망 구축 사업을 위해 KT와 르완다 정부가 각각 51%, 49% 지분을 투자해 합작사 형태로 설립한 곳이다. KT 현지 4세대 이동통신(4G) 전국망 구축을 위해 1080억원을 들였지만, 4G 가입 부진으로 적자만 누적됐다. 지난 2023년엔 르완다 정부가 4G 독점권을 일방적으로 회수해 가며 수익성은 더욱 저해됐다.
 
완전 자본 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싱가포르 법인(KT ES Pte. Ltd.) 역시 재무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자산과 부채 차이가 70억원인데 손실액은 72억원에 달한다. 만일 올해도 흑자 전환에 실패한다면 자본 잠식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법인 재무 상황에 대해 "해외 법인은 대규모 운영 사업을 통해 매출을 내는 곳은 적다"라면서 "현지에서 계약을 유지하거나, 사업 개발을 모색하기 위해서 운영되는 등 운영 목표는 모두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투자 사업이 설립 목표인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법인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들은 ▲네트워크 설치 및 관리 ▲유선 통신업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개발 ▲모바일 쿠폰 바우처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큰 사업을 벌이는 게 아니더라도, 성과에 따라 매출은 낼 수 있는 구조다.

신임 대표 고강도 조직 쇄신해외법인도 미칠까
 
업계 일각에선 KT 박윤영 신임 대표가 취임 직후 경영 효율화를 위한 고강도 조직 쇄신에 나선 만큼, 해외 법인에도 파장이 미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박 대표가 지난 2020년 기업 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통합한 KT 기업부문장을 맡으며 글로벌 경영 감각을 키운 만큼, 해외 법인의 대대적인 재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또 이전 대표 체제에서도 해외 법인에 대한 물갈이가 꾸준히 이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체제에서도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구현모 전 KT 대표와 바통을 이어 받은 김영섭 전 대표가 재직했던 5년의 경영 기간 동안 비효율 해외 법인에 대한 메스는 엄격하게 가해졌다.
 
지난 2021년에는 실적 부진에 골골대던 벨기에, 중국, 폴란드, 네덜란드 등 4개 법인이 한해에 모두 청산됐다. 2023년 130억원을 들여 신규 설립했던 베트남 헬스케어 법인은 이듬해 성과 부진을 이유로 1년 만에 청산됐다. 2022년에 설립된 러시아 법인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정 악화를 근거로 2년 만에 청산 절차를 밟았다.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해외 법인 신규 설립 없이 매각과 청산만 반복하며 해외 사업 몸집 축소에 나선 모습이다.
 
박 대표는 현재 해외 법인 재무 개선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진 않았다. 다만 우선적으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적자 규모도 큰 르완다 법인 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알려진다. 과거 김영섭 대표가 2024년 초에 처음으로 르완다 법인 청산을 공언했지만, 2년간 매듭을 짓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르완다 법인의 경우 기존 김 대표에서 진행했던 청산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면서 "다만 국가 간 계약으로 설립된 곳이라 청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윤영 KT 신임 대표는 강도 높은 조직 쇄신에 나서며 조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취임 첫 주에는 임원 30%를 축소하고 7개 광역 본부를 4개 권역으로 재편하는 등 대규모 조직 개편에 나섰다. 또 KT스카이라이프와 KT에스테이트, KT클라우드 등 계열사 대표를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능력 중심의 젊은 인사들을 주요 자리에 발탁하는 등 인적 쇄신도 단행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의 전략·개발·서비스 기능을 엮은 AX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AI 연구개발 조직은 'AX 미래 기술원'으로 재편하는 등 조직 구조도 손을 보고 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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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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