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 파업에 앞서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였습니다. 사측은 파업을 하루라도 하면 손실이 최소 6400억원이라고 주장하며 배양·정제 작업이 파업 중에도 중단되면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노조는 회사가 파업권을 봉쇄하려 한다고 맞섰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민사합의 21부는 지난 9일 사측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에 대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사건 심문을 진행했습니다.
10일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의 집회 참여인원 모집 현황.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집회 사이트 캡처)
법정에서 양측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 2항의 해석을 두고 팽팽히 맞섰습니다. 해당 조항은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문구입니다.
사측은 "배양·정제 작업은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에 해당한다"며 "노동조합법 38조 2항이 살아서 적용된다는 점을 법원이 선언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노조 측은 "사측 논리대로라면 파업권을 본질적으로 침해 받게 된다"고 맞섰습니다.
노사는 파업으로 인한 회사 손실에 대해서도 시각이 달랐습니다. 사측은 "배양 제조공정이 단 하루라도 중단되면 세포주 배지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라며 "최소한 6400억원의 손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장은 "전량 폐기해야 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라며 "배지를 임의대로 폐기할 수 없고 고객사와 소통해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노조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하루 매출에 해당하는 128억원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자 재판부는 노동조합법 38조 2항 도입 배경 등에 대한 자료를 노사에 요구했습니다. 또 공정별로 투입되는 인원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조합법 해석과는 별도로 파업이 미치는 여파를 가늠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법정에서는 양측의 협상 의지도 쟁점이 됐습니다. 사측은 "어제(지난 8일)도 회사가 채무자(노조)와 진지하게 대화와 협상하자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노조 측에서는 전향적인 제안이 중요하다는 논지를 폈습니다. 노조 측은 "사측은 왜 저희에게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가"라며 "파업하겠다는데 동일한 안건 (제시가) 전형적인 안건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재판부가 '지난달 29일 찬반 투표가 끝났는데, 파업을 다음달 1일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박재성 지부장은 "전향적인 제안이 있을 수 있기도 했고, 파업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답변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한편 인천지방법원 민사합의 21부는 오는 16일까지 증거 자료를 받아서 심리를 종결합니다. 이후 24일 전까지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양측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공정별 인원 수 등 다방면으로 판단 근거를 모색하면서 노사의 명분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