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구독 기반 스트리밍 사업을 중심으로 가입자 증가가 이어진 결과입니다. 다만 매출 대부분이 비용으로 본사로 이전되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영업이익률은 1%대에 머무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국내 OTT 산업으로의 확산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13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은 1조54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매출 확대 배경으로는 가입자 증가가 꼽힙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2월 1559만명을 기록했으며, 올해 3월에는 1591만6943명까지 늘었습니다. 콘텐츠 경쟁력도 흥행을 견인했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흑백요리사' 등 K-콘텐츠가 글로벌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오징어 게임3'는 공개 직후 9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이어갔습니다.
이처럼 K-콘텐츠 기반으로 가입자를 확대하며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비용 대부분이 본사로 이전되는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넷플릭스 본사에 8539억원을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로 지급했습니다. 이는 전체 매출(1조541억원)의 약 8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 같은 비용 구조로 인해 영업이익은 203억원, 당기순이익은 135억원에 머물렀습니다.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이익률은 1%대에 불과합니다.
매출 대비 법인세 부담 65억원에 그치며 부담률은 1%를 밑돌았습니다. 법인세가 총매출이 아닌 이익을 기준으로 부과된다는 점에서, 매출원가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는 세 부담 역시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익의 흐름입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12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는데, 이는 당기순이익 대부분에 해당합니다. 매출원가를 통해 본사로 이전된 데 이어 남은 이익까지 배당 형태로 해외로 송금되면서, 국내에 축적되는 이익은 제한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일반적인 사업모델로 보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동시에 내놓고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본사가 보유하고 각국 법인은 유통 역할을 맡는 구조"라며 "결과적으로 국내 시장이 단순 유통 거점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글로벌 사업 구조에 따른 정상적인 운영이라는 입장입니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국내에서 구독 멤버십을 제공하고 회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콘텐츠 투자는 본사가 담당한다"며 "법인세는 이익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만큼 관련 규정을 준수해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국 콘텐츠 투자와 창작자 지원을 통해 국내 산업과의 동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구조가 이어지면서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국내 OTT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글로벌 OTT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콘텐츠 유통 주도권 역시 해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은 "글로벌 OTT 중심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국내 콘텐츠 제작 시장이 단순 공급 기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 논의 등 국내 OTT 플랫폼의 규모화를 통해 콘텐츠 유통 주도권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OTT와의 협력 관계는 유지하되, 콘텐츠 IP 확보를 위한 기준을 명확히 해 상호 윈윈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