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X하우시스 분쟁에 재무악화 중기…정부가 자금 지원

대기업 분쟁에 무너진 유리기업 대진글라스…중진공이 적극 행정으로 발굴
이례적으로 빠른 자금 집행…충남중기청·중기중앙회 충남지역본부·충남북부상의회 등 나서

입력 : 2026-04-17 오후 4:27:00
[천안=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LX하우시스와의 공정거래 분쟁 여파로 경영난에 봉착한 유리 제조기업 대진글라스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현장 발굴로 자금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당장 자금 마련이 시급했던 대진글라스는 이번 지원으로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17일 대진글라스에 따르면 대진글라스는 LX하우시스에게 밀린 비용 정산을 요구한 후 거래가 급감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진글라스의 매출은 2023년 594억원에서 2024년 396억원으로 33.4% 감소했습니다. 2023년 2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4년 137억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대진글라스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X하우시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대진글라스는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계약서 미작성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안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으며 현재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대진글라스가 주장하는 손해액은 약 270억원에 달합니다.
 
자금 사정이 어렵게 되자 대진글라스는 지난 1월 중진공에 온라인으로 중소기업정책자금을 신청했으나 정책우선도 평가에서 탈락했습니다. 지원은 대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개별 기업의 특수한 고충 파악과 해결책 제시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진글라스 사정을 딱하게 여긴 문상인 충남북부상공회의소 회장이 김윤우 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과 이지훈 중진공 충남지역본부장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이에 같은 달 23일 김 청장과 이 본부장 등이 김백두 대진글라스 대표를 직접 만나 사정을 청취했습니다. 중진공 충남지역본부는 대진글라스가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5일 중진공 충남지역본부는 대진글라스로 실사를 진행했고 같은 달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같은 달 30일에 중진공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으로 자금 6억원을 지원(중진공 5억원, 기업은행 1억원)을 집행했습니다. 통상 같은 프로그램으로 자금 집행까지 약 두 세달의 시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자금 집행이 이뤄졌습니다. 기업의 사정을 고려해 적극 행정을 펼친 결과입니다.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은 중진공과 협약 기관이 협력해 위기 징후 중소기업을 선제 발굴하고 지원해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지훈 중진공 충남지역본부장이 지난 16일 충북 천안 중진공 충남지역본부에서 대진글라스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16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이지훈 중진공 충남지역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중소기업의 편에서 우산이 돼주기 위해 의기투합했다"며 "이번 지원으로 중소기업 지원기관이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진글라스의 경우 경비 절감, 거래선 다변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가고 있어서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진글라스 스마트 공장에 이미 중진공의 정책자금도 들어가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진공은 대진글라스가 비록 낮은 신용 등급을 받았지만 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시장인지도 기반의 수주 잔고가 확인돼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이 본부장은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정책자금을 신청하는데 요건에 해당되는 기업이 아닌 대진글라스처럼 특수한 상황에 놓인 기업들을 발굴하게 되면 5~10배 품이 많이 든다"면서 "낮은 등급의 기업에게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리스크도 떠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기관 입장에서 이 결정은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중진공 충남지역본부의 KPI 지표가 직접 타격을 받습니다. 이 본부장은 "사회적으로 기업의 실패만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 의도가 인정된다면 지원기관의 실패도 인정받고 면책받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면 적극 행정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사례는 정책자금 온라인 지원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도 시사점이 큽니다. 김 청장은 "온라인 시스템은 개별 기업의 불공정 피해 내용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진짜 어려운 기업들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 여러 기관과 함께 현장 방문을 해서 기업들의 고충을 같이 고민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체계화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청장은 이달 10일 대기업 갑질로 인한 피해 중소기업 현장 방문 및 경영 고충 발굴 지원에 대해 한성숙 중기부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습니다.
 
김백두 대진글라스 대표는 "정부, 공공기관에서 직접 나와서 사정을 들어주고 자금 집행까지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 더 많은 기업들이 희망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천안=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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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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