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숨죽였습니다. 지난주 휴전 기대감에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미·이란의 물리적 충돌에 급등세로 돌아섰고, 주요국의 증시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증시가 제한적 상승세를 보였고, 환율은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다만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면서 크게 요동치진 않았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시한 만료를 앞두고 타협과 전쟁 재개의 갈림길에 서면서 세계 경제도 숨죽이는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다시 불붙은 호르무즈 해협…국제유가 7% '껑충'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에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격화된 중동 전쟁 위험에 다시 급등했습니다. 실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기준인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7.9% 상승한 97.50달러까지 올랐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장보다 7.0% 오른 89.8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국제유가는 지난 17일만 해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감에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당시 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휴전 상황을 고려해 상선 통항을 전면 허용한다고 전격 발표하자 WTI는 전 거래일보다 11.5%나 급락한 배럴당 83.85달러를,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9.1% 떨어진 배럴당 90.83달러로 각각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이날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종전 합의를 위한 2차 담판이 아직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영향이 컸습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중국을 출항해 이란 반다르 아바스로 향하던 화물선 투스카호를 함포 사격한 뒤 나포했다고 밝혔고, 이에 이란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우리는 미군에 의한 무장 해적 행위에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란은 자국 화물선 나포에 대응해 미군 군함에 무인항공기(UAV) 공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란 갈등에도 종전 기대감 여전…낮아진 민감도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2차 종전 협상 가능성도 다시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협상 지속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면서 큰 폭의 급락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제 이날 오전 다우존스 선물·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나스닥100 선물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 선물은 0.6~0.8%대 약세를 나타냈고, 아시아의 주요 증시도 오름세로 개장해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하며 마감했습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와 대만 가권 지수는 전장보다 0.60%와 0.42%씩 오른 채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홍콩 항셍 지수와 중국 상해 종합지수도 각각 0.6%대 상승세를 보이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국내 금융시장도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졌지만 종전 기대감이 여전히 작동하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36% 오른 6213.92에 개장한 뒤 상승폭을 키워 0.44% 상승한 6219.09로 장을 종료했습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25% 내린 1167.10에 장을 시작한 뒤 상승 반전해 0.41% 오른 1174.85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새벽 장중 한때 1455원까지 떨어졌지만, 달러 강세에 1479.5원에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종전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 거래일보다 6.3원 하락한 1477.2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미·이란 협상 관련 불확실성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의 관련 뉴스에 대한 민감도는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