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1분기 ‘HEV’로 버텼다…수익성 방어 ‘숙제’

합산 매출 75조4천억·영업익 4조7천억
외형 성장 이어갔지만, 실질 영업 이익↓

입력 : 2026-04-24 오후 3:53:0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올해 1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호조가 실적을 떠받쳤지만, 미국 관세 충격이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현지 공장 등을 활용한 생산 현지화 방안이 핵심 대응 카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2026년 1분기 매출액은 45조 9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해 역대 1분기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 5147억원으로 30.8% 급감했습니다. 기아도 매출액 29조 5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 역대 분기 최대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 2051억원으로 26.7% 감소했습니다. 양사를 합산하면 매출은 75조 4000억원을 넘어서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영업이익(4조7198억원)은 28.94% 감소했습니다.
 
실적 하락의 핵심 원인은 미국 관세입니다. 현대차의 1분기 관세 영향은 8600억원, 기아는 7550억원으로 양사 합산 1조 6000억원을 웃돌았습니다.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고도 이익이 급감한 원인입니다.
 
여기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북미·유럽 경쟁 심화로 인한 인센티브 증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 등도 수익성을 끌어내렸습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5.5%, 기아는 7.5%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하이브리드(HEV)가 버팀목 역할을 했습니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24만 2612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HEV는 17만 3977대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전체 판매 대비 친환경차 비중은 24.9%, 하이브리드 비중은 17.8%로 각각 역대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기아의 친환경차 성과도 두드러졌습니다. 1분기 친환경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3.1% 급증한 23만2000대를 기록했으며, HEV는 32.1% 늘어난 13만8000대, 전기차(EV)는 54.1% 증가한 8만 6000대를 판매했습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9.7%로 전년 대비 6.6%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적용 등 단기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했으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친환경차 중심의 질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다각도의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향후 수익성 방어를 위한 가장 강력한 카드로 꼽힙니다. 현재 40% 수준인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려 관세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전략입니다. 관세가 실적에 미치는 충격이 수치로 입증된 만큼 현지화 가속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장 쉽고 직접적인 방법 중 하나는 현지화를 가속하는 것”이라며 현지 생산 확대 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본격 가동 중이며,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기아 조지아 공장을 합산해 미국 내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2028년까지 HMGMA 생산능력을 50만 대로 확대하고, 전기차에 더해 하이브리드 차종까지 혼류 생산하는 체제로 전환해 미국 내 총 생산능력을 120만 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관세·지정학적 리스크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경우 수익성 회복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2분기에도 1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원가 부담이 이어질 수 있어 절감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3조4105억원으로, 기아는 2조7682억원으로 각각 전망하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표진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