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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4일 17: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현대차(005380)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정작 본업인 완성차 사업은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관세 부담, 중동 리스크가 겹치며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금융사업이 두 자릿수 성장으로 외형을 끌어올리면서 실적을 방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변수 속에서 결국 본업인 판매 회복 여부가 실적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출처=연합뉴스)
판매 줄었는데 매출 증가…실적 변동성 우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5조 93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조 5147억원으로 30.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5.5%로 전년 대비 2.7%포인트 하락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급격히 낮아졌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금융사업부의 급성장이다. 금융사업부는 취급 자산 확대 영향으로 매출 8조 99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53% 증가해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영업이익 또한 5790억원을 기록하며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차량 판매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금융 부문의 역할이 외형 확대를 견인한 셈이다.
취급 자산은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대출 등 금융사가 고객에게 제공한 자산 규모를 의미한다. 차량 구매 시 제공되는 할부 금융과 장기 리스 상품이 늘어나면서 자산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이자 수익과 리스 수익이 함께 확대되는 구조다.
현대차 금융사업부는 그룹 내 판매를 지원하는 ‘캡티브(계열사) 금융’ 역할을 수행한다. 차량 구매 고객에게 금융 상품을 제공해 판매를 유도하는 동시에 금융 수익을 확보하는 식이다. 실제 현대캐피탈의 경우 올 1분기 상품자산 내 자동차금융 비중은 82%를 차지하는 등 신차 프로모션 확대와 제네시스 전용 금융상품 출시 등으로 취급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제조 중심에서 금융 결합 모델로의 수익 구조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판매를 기반으로 할부 리스 금융이 확대되면서 이자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사업은 경기와 금리 환경에 민감한 만큼 향후 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결국 본업에서의 판매력 회복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판매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완성차 판매가 정체된 상황에서 금융 부문이 실적을 방어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며 "다만 금융 비중 확대는 경기 민감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판매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본업 부진의 여파…영업이익 '뚝'
외형 성장과 달리 본업 흐름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는 97만 6219대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자체가 7.2% 감소하면서 전체 자동차 사업부 매출이 34조 5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하는 등 타격이 이어졌다.
수익성 악화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관세 부담이 없었던 기저 효과로 인해 올해는 8600억원 수준의 비용 증가 요인이 반영됐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폐지 대응을 위한 인센티브 비용이 3000억원 증가, 환율 급등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확대가 더해지며 이익 체력은 빠르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중동 지역 불안과 일부 차종 리콜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중동 전쟁, 팰리세이드 리콜과 판매 중단 영향, 기말환율 급등 등 외부 충격 요인이 없었다면 영업이익은 3조원 수준까지 가능했을 것"이라며 "연간 기준으로 보면 1분기 대외 변수 있으나 북미 판매 호조, 비상 원가 절감 활동 등을 통해 영업이익률 6.3~7.3% 수준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측은 <IB토마토>에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전년 대비 7.2% 감소하는 등 시장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사업부 매출 증가는 미국 차량 판매 증가에 따른 현대캐피탈 아메리카 금융 상품 확대 영향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