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지난해 아시아 주식시장은 국가별로 차별적이고도 특징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양분해 오던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확산됐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경기 모멘텀이 고점을 지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로 출구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온갖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아시아 주식시장은 예상과 달리 전반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재정위기와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 긴축정책 등이 각자 다르게 적용되면서 차별화된 흐름도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 홍콩, 필리핀 등에서는 높은 상승를 기록했다. 태국증시가 36.3%오르며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고, 터키, 인도네시아, 홍콩, 필리핀 등도 20%가 넘는 상승세가 나타났다.
한국증시 역시 외국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와 탄탄한 기업실적에 힘입어 주요 20개국(G20) 중 5번째로 높은 21%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증시는 2009년 12월 31일 3,277.14에서 14.31% 하락했고, 일본증시도 엔화 강세에 눌려 3% 떨어졌다. 인도증시도 10월까지 강세를 보였으나, 11월 들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 2011년 亞증시, 평균 20% 상승할 것..유동성이 관건
그렇다면, 2011년 아시아증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아시아의 시가총액(중국,인도,아세안4,NIEs)은 2010년 10월말 기준으로 전세계 시가총액의 23%를 넘어섰다. 특히, 아시아 5개국의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역사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도 아시아증시 향방의 관건은 유동성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시아로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증시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긴축과 자산 버블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차 양적완화 정책 랠리의 주인공은 부채 부담이 낮고, 재무상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아시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삭티 시바 크레디트스위스(CS) 글로벌 이머징마켓전략 대표는 "2011년 아시아증시가 평균 약 20% 상승할 것"이라며, "유망 투자처로는 한국과 중국, 태국, 대만"을 꼽았다.
그는 “2010년 정점을 지났던 글로벌 경기지표가 2011년에는 바닥을 찍으며 반등해 우려하던 더블딥보다는 연착륙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등 신흥국은 긴축하겠지만 아주 강력한 수준은 아니고, 선진국은 경기부양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5년과 유사한 시장흐름이 예상된다"며 "내수보다는 수출중심의 아시아 국가들이 더 유망하다”고 말했다.
◇ 중국 긴축이 자금유입 핵심 열쇄..국가별 차별화 지속될 듯
중국의 아시아내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중국경기에 대한 판단이 아시아로의 글로벌 자금유입을 결정하는 주요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의 긴축이 성장에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인플레 압박과 긴축, 그리고 높아지는 변동성은 아시아시장으로의 자금유입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 해리스 RBC캐피탈마켓츠 공동 대표는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며 "특히 중국이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IIF (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는 2011년 이머징 아시아(중국,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한국)에 대한 자금유입 규모가 전년 대비 20%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전체 유입총액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유동성에 대한 기대는 일시적으로 약화될 가능성도 있어, 아시아증시도 국가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지역으로의 전체 유입 총액이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국가별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지만 유입규모가 줄거나 정체될 경우 과거 나타난 것처럼 한정된 자원에 따른 국가별 차별화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바 대표는 “한국은 역사적으로 12%가량 저평가됐는데, 현재 27%가량 저평가 상태고, 게다가 아시아에서 가장 수출주도형 경제를 갖고 있으며, 환율 관련 투자환경도 좋다"며 "중국은 추가상승하겠지만, 아주 큰 폭은 아니며, 태국은 유동성 환경이 좋다. 대만은 수출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그는 "인도의 경우 성장은 하겠지만, 수출비중이 낮고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는 점에서 올해 가장 어려운 시장이 될 것이고, 지난해 급등한 인도네시아도 내수주도형 경제에다 중국 긴축에 따른 원자재가격 안정으로 조정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경제성장률의 감속수준, 적정금리와의 괴리, PER로 본 주가수준등을 고려했을때 아시아내 차별화가 나타난다면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여전히 펀더멘탈 측면에서 남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의 불균형문제(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상대적 격차, 국가별로 상이한 긴축정책의 강도 등이 2011년 아시아증시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라는 점에서 지난해와 같은 아시아증시의 국가별 차별적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