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가 지난해에는 다소 온기가 돌았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용시장의 어두운 그림자는 아직 걷히지 않고 있다.
힘차게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할 청년 실업 문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작년 신규취업자 32.3만명..6년만에 30만명 돌파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382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32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이 3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4년 41만8000명 증가 이후 6년만이다. 특히 전년 7만2000명이 감소했던 상황에서 큰 폭 증가세로 돌아서 그만큼 회복이 빨랐던 것으로 평가된다.
고용률도 58.7%로 전년대비 0.1%포인트가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해 1월27일 '제1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제시했던 매년 0.1%포인트 이상의 고용률 향상 목표는 달성했다.
부문별 취업자는 제조업이 19만1000명,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 15만5000명, 사업시설관리 및 지원서비스 7만8000명, 건설업 3만3000명 늘었다.
건설업 부문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이후 3년만에 처음이며, 지난 2003년 7만명 증가한 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부동산시장 활성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45만5000명 급증해 지난해 7월 47만3000명에 이어 5개월만에 40만명 이상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 고용,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개선 동반
지난해 고용은 양적 측면의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부터 11월까지 있었던 희망근로사업이 종료돼 정부일자리가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생산과 투자,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민간부문의 일자리가 회복됐다.
공공부문에서는 정부 일자리 사업 규모가 지난 2009년에 비해 축소됨에 따라 공공행정 취업자가 7만2000명 줄었다.
하지만 수출과 내수 등 경기 개선에 힘입어 제조업과 민간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부분의 고용이 39만5000명 늘었다.
민간고용은 지난 2004년에는 40만7000명 증가하는 등 높은 증가세를 보이다 2005년 27만명으로 30만명대를 밑돌기 시작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다 지난해 6년만에 처음으로 30만명대를 돌파했다.
또 고용형태도 개선되고 있다. 상용직 중심의 취업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반면 일용직과 자영업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상용직 취업자는 69만7000명이 늘어 연평균 40만명 전후 증가했던 것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일용직은 14만6000명이 감소했고, 자영업자는 11만8000명이 줄었다.
◇ 고용회복 낙관 이르다..'청년실업의 늪' 깊어
이처럼 고용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이르다. 청년실업이 깊은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5세이상 29세까지의 청년 실업자는 34만명으로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30만명대에서 내려서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쌓인 청년실업 적체를 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8%로 지난 2009년 8.1%보다는 0.1%포인트 감소했지만 2007년과 2008년 7.2%에 비해 크게 증가해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함을 드러냈다.
고용도 40.3%에 불과해 지난 2004년 45.1% 이후 6년째 계속 낮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도 이날 12월 고용동향 분석을 통해 "전반적인 청년층 고용여건은 개선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달 고용도 정부의 일자리 우선 정책으로 취업자 증가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다음달은 대학 졸업시즌이 예정돼 있어 청년실업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급측면에서 재학시절 직업교육훈련과 정보망 유통 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은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민간(인쿠르트 등)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맞춤형 인턴제를 마련하고, 금융위기 이후 성과를 냈던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도는 상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