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외국인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새해 첫주까지 순매수 랠리를 이어오던 외국인이 둘째주 이후부터 주춤하고 있다. 20일 외국인은 현선물과 코스닥시장에서 동시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유가시장에서 1450억원, 선물시장에서 3180억원(2284계약) 코스닥시장에서도 2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4일이후 누적순매도 규모는 3500억원 안팎.
규모면에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뉴욕증시가 견조한 오름세를 지속하는 만큼 그간 아시아 등 이머징 증시에 투입됐던 글로벌 자금이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선진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의 '바이(buy)'코리아에서 '바이(bye)' 코리아로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추세적으로 돌아선 것인지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당분간 외국인의 적극적인 사자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를 포함해 신흥국에 대한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높아지며 이머징 시장으로 향하던 자금이 선진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은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로 넘어오면서 미국쪽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당분간 미국 관련한 선진시장족으로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 자금뿐만 아니라 연기금과 퇴직연금 등 장기자금이 가세하면서 국내 자금이 서서히 수급 주도권을 가져가 외국인 매수세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로 갈수록 매수 강도는 약화되며 중립 또는 매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를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주춤한 모습"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과 최근 국내증시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1분기까지는 다소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Bye 코리아' 아냐..대형주 먹성은 여전해
다만 국내시장의 펀더멘털이 흔들려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최근 국내증시 급등으로 일정부분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바이코리아(Bye Korea)'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대형주에 대한 애정은 식지않았다는 점이 그 근거라는 것. 실제로 전일 삼성전자 장중 100만원 돌파에는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주요했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어떤 정책적 대응방안을 내놓느냐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 순매수가 다시 강화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특히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아직 변하지 않았다는데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석현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동향에 있어 아시아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안이 관건"이라며 "다음달 춘절 연후 전후로 중국쪽에서 긴축 요인들이 가시화된다면 아시아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책 리스크가 해소돼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