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나랏빚의 범위를 규정하는 재정통계 산출방식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연금 등 연금 충당부채와 내부거래는 부채에 포함시키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26일 한국조세연구원 주관으로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재정통계 개편안 공청회'에서 이 같은 개편안 주요 골자를 발표했다.
◇ 中企진흥공단 등 비영리공공기관 145곳 국가부채 포함
올해 회계연도부터 정부 회계기준을 기존 '현금주의(국제통화기금이 정한 1986년 정부재정통계기준(GFS)'에서 '발생주의(2001년 GFS)'로 변경함에 따라 국가부채의 범위도 달라지게 된다.
그동안 비영리공공기관, 민간관리기금 등은 재정통계 범위에서 배제되어 왔으나 최신 국제기준('01 GFS)으로 바뀜에 따라 정부 기능을 수행하는지 여부를 판단, 일부를 국가부채 산정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판단기준은 '원가보상률(총비용 가운데 생산물을 판매해 원가가 보상되는 비율)'로, 50%가 넘으면 공기업으로 간주하고 50%에 못 미치면 일반정부로 분류된다.
이에 따르면 민간관리기금(24개) 중 20곳, 비영리공공기관(282개) 가운데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장학재단 등 145개 기관의 부채가 국가부채로 계산돼 나랏빚이 증가되는 요인이 된다.
구본진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은 "LH공사, 수자원공사 등은 원가보상률이 50%가 넘어 공기업으로 간주된다"며 "공기업은 현재 국제기준서 국가채무로 잡지 않기 때문에 국가채무로 계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국민연금, 공무원·군인연금 국가부채에 미포함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 등 연금 충당부채는 국가부채에 포함시키지 않을 전망이다.
충당부채는 연금이 미래에 지급해야 할 금액(준비금)의 부족분을 의미한다.
정부는 국제기준의 경우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사회보장성기금의 충당부채를 국가부채로 잡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도 나랏빚에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충당부채 규모가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국가부채 발표 때 부기(附記) 형태로 첨부해 공개하기로 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 특수직역연금(공적연금)의 경우도 부채로 잡지 않을 전망이지만 국제기준('01 GFS)은 공적연금을 재정통계에 포함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국가회계기준에 관한 규칙'도 이들 부채가 지출 가능성이 높은 만큼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 차관보는 "국제기준에는 포함하도록 되어 있지만 아이슬란드, 호주 등을 제외하고 주요 선진국 등 대부분의 국가가 공적연금의 충당부채액을 쌓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 내부거래에 따른 국채발행분도 제외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채 등 100조원 가량은 국가부채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청회에서 정부는 개편안에 따라 새 통계기준을 따르더라도 정부 내부거래 등이 빠지기 때문에 국가부채가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