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28일 국내증시는 눈치보기 장세를 연출할 전망이다. 돌아온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다시금 끌어올리고 있지만 전일 복병으로 등장한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 소식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경험적으로 일본의 신용등급 하향 소식에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력은 높지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 다만 당분간 원엔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런 움직임이 주식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장 엔화 약세가 일본의 수출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일본내 자동차업체와 경쟁관계인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중 엔화대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이자 부담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매수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가 엇갈린 경제지표 발표에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27일(현지시간)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4.39포인트(0.04%) 상승한 1만1989.83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78포인트(0.58%) 오른 2755.28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91포인트(0.22%) 상승한 1299.54를 기록했다.
전일 코스피지수는 실적모멘텀과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4.55포인트(0.22%) 오른 2115.01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역사적 신고점인 2121.06포인트를 찍기도 했다. 4분기 실적발표가 정점에 달한 가운데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사흘 연속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등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기관과 프로그램의 매도세가 지수의 상승폭을 제한했다.
▲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외국인 투자자들의 연초 이후 누적된 규모를 따져보면 연속성을 추가적으로 점검할 필요성도 남아 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한 가운데 우리나라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차츰 높아지는 흐름이다. 더불어 과잉 유동성 조절과 부동산 과열을 차단하려는 중국의 추가적인 긴축 정책이 등장할 가능성까지 감안한다면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되 변동성에 대한 대비도 불가피하다'는 시각에는 변함이 없다.
전일 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엔화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원·엔교역 환율의 단기적인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지만 일본의 경우 대표적인 채권국이기에 신용등급 하향의 성격이 종전 남유럽 국가들과는 다르다.
▲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이 발표된 직후 엔화는 급격한 약세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원엔 환율도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면 주식시장으로 변동성이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동안 상승장에서 획득한 수익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 = 전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S&P는 일본의 국가 채무 경감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일본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경험적으로 일본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력은 크지 않았지만 엔화 환율 추이에 대해서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정부 채무는 GDP 대비 198%로 그리스(129%)나 아일랜드(104%)보다도 높은 수준인데, 그 동안은 대외 부채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엔화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어 왔다.
엔화의 비정상적 강세 흐름이 주춤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본과의 경쟁 관계에 있는 산업들에 대한 영향력 점검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