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게임 셧다운제도에 대해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장관은 10일 서울 동우 애니메이션 사옥에서 열린 ‘2011년 콘텐츠 정책 업무보고’에서 “게임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다”며 “오락뿐 아니라 기능성, 교육으로까지 게임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되며, 게임을 사행성 산업으로 규정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고”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온라인 게임은 우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우리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게임은 새로운 영역이니만큼 순기능뿐 아니라 역기능적인 측면이 있고, 우리가 이를 최소하지 못해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며 “사회적인 분위기 등을 다 통합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 지 앞으로 논의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굉장히 신중한 발언이며, 정론적이고 옳은 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 장관이 문화 분야에 대해 전문가고 열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16세 이하 청소년의 심야 온라인 게임을 차단하는 게임 셧다운 제도가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으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게임업체들은 정 장관이 현행 셧다운제도 대신 합리적인 방안을 세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게임업체 관계자들도 모두 게임 셧다운 제도에 관심을 보였다.
박성호
NHN(035420) 한게임 이사는 “16세를 기준으로 강제적인 규제를 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없었다”며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을 높여가고, 선거권 등 권익 신장을 도모하는 추세인 반면,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박 이사는 “여성부가 우리 문화콘텐츠를 기본적으로 유해매체로 바라보는 점이 문제”라며 “현재 상태에서 이 제도는 국내 게임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해외 게임과 차별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중요한 규제 법안이 올라와 있는데도, 규정에 대한 정식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실제로 규제의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토와 많은 이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인숙 넥슨 이사는 “셧다운 제도는 청소년용 게임이 대상이며, 카트라이더 등 우리 회사의 많은 캐쥬얼 게임이 규제 대상”이라며 “규제와 진흥은 객관적이어야 하는데, 건전하게 만든 게임이 해외로 수출될 때 청소년 유해매체물이라는 빨간 딱지를 붙이고 나가야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송병준
게임빌(063080) 대표는 “모바일 게임은 지하철에서 한두 정거장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모바일 게임이 과몰입 이슈와 얽히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소 게임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환기 AN게임즈 대표는 “국내 중소 게임개발사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게임사들이 무너지고 대기업만 남으면 게임 개발 토양이 무너지기 때문에, 이들 게임사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