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물가상승에도 2월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한 것에 대해 경제 시민단체가 혹평을 내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14일 이번 금통위의 금리동결 조치는 '명백한 실기(失氣)'라며 "한국은행은 스스로 본연의 역할인 물가안정을 포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의 2.75%로 동결했다.
경실련은 "올해 1월 생산자 물가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6.2% 폭등하고 소비자 물가지수 또한 1월 4.1% 오르며 한은 목표치인 3.0±1.0%를 넘겼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수입물가 상승이 생산자 물가를 높이고, 소비자물가를 연쇄적으로 높이는 구조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성의 과도한 증가도 문제로 지적했다. 경실련은 "국가경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유동성 공급수준을 나타내는 L(광의의 유동성)은 지난해 말 2719조로 크게 증가했다"며 "이렇게 유동성 증가에 의한 인플레이션에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도,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고 또다시 대출을 장려하는 2.11 전세대책을 통해 타는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금통위원 만장 일치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에서 드러나듯 시장에서 느끼는 물가상승 압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금통위원들이 모를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도 금통위원도 원하지 않은 금리동결이었다면 금통위가 독립적 운영을 전제로 물가안정이라는 본래 목표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청와대와 정부의 성장논리에 부하뇌동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대출증가에 따라 유동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이 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상을 늦춘다면, 추후 인플레이션 압력을 이기지 못해 시장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고 그 경우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금통위는 단계적으로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시장에 물가안정 의지를 표출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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