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삼성증권(016360)이 국내 자문형 랩으로 수익을 달성한 고액 자산가들을 계속해 붙잡기 위해 ‘현지 자문형 랩’(가칭)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존의 해외 자문형 랩이 국내자산운용사가 종목을 고르는 ‘반쪽짜리’ 상품이었지만 삼성증권은 중국 본토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로부터 현지 주식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자문 받는 ‘진짜 해외 자문형 랩'을 내놓을 예정이다.
1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국 본토 1위 자산운용사 화샤기금(華夏基金) 과 지난달 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이달 중 홍콩 H주에 투자 하는 상품을 내놓는다. 화샤기금은 총 운용규모가 40조원에 이르는 국내로 치면 미래에셋운용과 맞먹는 중국 현지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다.
이 상품은 화샤기금이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면 삼성증권이 거기에 따라 국내 고객들의 계좌에서 홍콩H주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자문사만 중국 업체일 뿐 국내 자문형 랩과 운용방식은 똑같다. 수수료는 국내 자문형 랩 보다 두 배 가량 비싼 3~5%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삼성증권이 현지 자문형 랩을 내놓기로 한 이유는 현재 작년 부터 200% 이상 고수익을 달성한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 약 1조원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고 있지 못하기 때문. 이 고객들에게 해외 펀드는 성에 차지 않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국내 자문형 랩과 똑같은 방식으로 운용되는 해외 현지 자문형 랩으로 이 고객들의 대기 자금을 모두 흡수하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삼성증권은 중국 화샤기금에 이어 현재 미국 시장에서 상위 10위권에 드는 대형 자산운용사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현지 자문형 랩을 내놓기로 하고 물밑 접촉 중이다.
국내에서 해외 자문형 랩은 지난해 말부터 몇 가지가 나온바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의 'POP골든랩 차이나포트폴리오'와 'POP골든랩 미국성장주 투자 포트폴리오'는 각각 국내 업체인 동부자산운용과 삼성생명 미국 지사로부터 자문을 받는 상품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컨슈머 랩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법인이 운용을 맡는 상품이다. 우리투자 증권의 중국 주식 랩도 프랑스 자문사 ‘아문디’의 홍콩 지사에서 자문을 받는 상품.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문형 랩은 펀드와 달리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수익을 추구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로컬 운용사로부터 포트폴리오 자문을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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