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리비아사태가 악화되면서 수혜주와 피해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유주는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강한 오름세를 보였지만, 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보는 항공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정유주는 이익개선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항공업종은 당분간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날보다 3000원(1.68%) 오른 18만1500원 올랐고, S-Oil(1.73%)도 올랐다. 다만,
GS(078930)는 차익매물이 나오며 오후 들어 하락전환하며 0.13% 하락했다.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린 요인은 유가상승이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주말보다 7.21달러(8.6%) 오른 배럴당 93.57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2.7%가 올라 배럴당 108.57 달러에 거래됐다. 2년반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비아는 전세계 원유생산량의 1.7%를 차지하기 때문에 국제 원유 수급에 지장을 준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유업체의 실적에는 긍정적이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유가가 2008년 오일쇼크 때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정제마진이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며 "지난 6개월간 면화 가격 상승과 함께 파라자일렌(PX)호황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저평가돼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매수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국제유가 상승은 원재료 비중이 커서 가격전가력이 높은 석유화학과 정유업종에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한다"며 "그러나 최근처럼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경우에는 주가조정 후 시차를 두고 반등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견조한 제품시황이 유지되고 유가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조정을 받으면 정유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가상승은 항공주에는 악재가 됐다. 유류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윤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으로 대한항공의 유류비는 연간 6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3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영업이익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익감소분을 반영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유가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는 유류할증료 제도로 이용자에게 일정 부분 전가가 가능하지만, 3개월 가량 시차가 존재하고, 유가상승분의 50%밖에 못 받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면 유가가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유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할 때까지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했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도 "원유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 상승 우려감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화 약세가 이어질 수 있어 국내 항공사에게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항공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고 원·달러 환율이 1150원을 상회할 경우 항공사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리비아 사태 안정으로 유가 급등이 일단락돼야 항공사 주가 조정도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