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선택한 카다피..리비아사태에 전세계 '노심초사'

입력 : 2011-02-23 오후 4:01:55
[뉴스토마토 홍지영기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퇴진을 거부하면서 리비아가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다피는 국영TV에 출연해 "마지막 피 한방울이 남는 순간까지 맞서 싸우다 순교자로 죽을 것" 이라며 정권 유지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추가적인 군 병력 배치로 42년 철권통치를 위협하고있는 반정부 시위대에 강경진압을 선포했다.
 
한편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카다피를 사랑하는 국민이라면 모두 거리로 나가 시위대와 맞서 싸우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그가 리비아 감옥에 수용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을 석방해 반정부 시위대 처단을 지시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현재 리비아는 사실상 내전 상태에 접어들면서 외신들은 잇달아 이번 폭력사태로 인한 사상자가 천 명을 넘을 것이란 보도를 내놓고 있다.
 
리비아 발 불안이 확산되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22일 리비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도 리비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단계 낮췄다.
 
피치가 제시한 BBB등급은 투자 적격 가운데 두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피치는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국제 원유시장 역시 출렁이고 있다.
 
리비아는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 중 생산규모가 8위고, 하루 1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에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이상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8.6%(7.21달러) 오른 배럴당 93.57달러를 기록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사태가 향후 석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감때문에 유가가 2년 반만에 최고점을 찍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인근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까지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원유 매장량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전문가들의 주목도가 높다.
 
벤 워스트모어 호주국립은행(ANB)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인근 산유국으로 번져나갈 경우, 국제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시사 주간지 타임지에 카다피가 석유 시설을 파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이 보도가 나오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타임지는 리비아 사태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안군이 곧 석유 생산시설에 대한 사보타주(고의적인 시설파괴)를 진행할 것이며 지중해로 가는 통로부터 차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혹시 있을지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OPEC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정례 석유 생산-소비국 포럼에서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는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리비아 사태로 인한 원유 공급 중단사태가 발생할 경우. OPEC은 공급 부족을 메우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사우디의 경우 현재 400만 배럴의 추가 생산여력을 가지고 있고, 필요할 경우 600만 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유가와 끝을 모르는 리비아 사태에 전 세계의 이목이 리비아로 향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홍지영 기자 hongji0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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