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중동 민주화 시위 `사우디` 확산 촉각

사우디 수주량 리비아보다 5배↑
현재 동요없지만 주변국 시위 휩싸여 불안

입력 : 2011-02-23 오후 3:41:52
[뉴스토마토 김경훈기자] 최근 해외건설 수주량이 많은 중동지역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최대 수주량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시위가 번지지 않을까 우리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량 가운데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총 716억달러 중 472억5000만달러 규모다.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로 우리 업체들의 피해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은 최대 수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는 시위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사우디 수주량 리비아보다 5배 많아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따낸 수주량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이은 두번째로 28건에 105억달러 규모다.
 
 
같은 기간 리비아로부터 수주한 금액은 19억달러에 불과하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는 34억달러 규모의 두산중공업(034020) 라빅6 화력발전소 공사를 비롯해 대림산업(000210)의 13억달러 카얀 폴리카보네이트 프로젝트, GS건설(006360)의 5억달러 규모 마니파 가스 시설, 현대건설(000720)의 13억달러 규모 카란 가스전 개발 등 국내 업체들의 공사가 한창이다.
 
이 때문에 중동의 민주화 시위가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확산되면 수많은 국내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해진다. 또 인접한 지난해 최대 수주 국가 UAE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우디아라비아의 평화(?)는 최근 건설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셈이다.
 
사우디는 지난 1932년부터 80년간 왕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풍부한 석유자원으로 지난해 4000억달러가 넘는 국내총생산(GDP)를 기록했으며 왕권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 강력한 종교 지배체제 덕분에 중동의 민주화 바람 속에서도 국민들의 왕정체제에 대한 반감은 크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
 
아직 큰 소요가 없는 상황이지만 주변 국가들의 소용돌이로 인해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 봉착한 상태다.
  
◇ 주변국 시위 휩싸이자 통치자들 고립감(?)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일 백악관 관료와 외교관들을 소식통을 인용해 "중동 전반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민중봉기 확산으로 사우디 통치자들이 점점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바레인과 이라크, 예멘에 이르기까지 현재 시위에 휩싸인 상태이기 때문에 굳건한 왕좌를 지켜오고 있는 사우디도 안심지대일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코트라(KOTRA) 중동·아프리카 비상상황반은 사우디와 인접한 바레인에서 지난 17일 새벽 펄스퀘어에서 기거하던 시위대 급습해 시위대 3명이 사망하고, 231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 21일에는 800명 가량 규모의 시위대가 펄 로터리서 시위를 지속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정부측과 시위대가 대화가 개시된 상태이지만 합의에 이르기까지 수일 소요될 전망이다.
 
예멘에서는 지난 21일 반정부 시위대 11일째 살레 대통령 퇴진 요구를 하는 중이며, 이라크는 오는 25일 금요일 바그다그 등 이라크 전역 대규모 시위를 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세계 최대 산유국에 경제호황, 국왕의 인기로 다른 중동국들의 소요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로 확산될 확률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대세지만 주변국의 분위기에 휩싸인다면 우리 건설업계는 초비상 사태를 맞게 된다.
 
뉴스토마토 김경훈 기자 kmerce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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