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 M&A실과 노무라증권이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하면서 대한통운을 인수하기 위한 경쟁자들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통운의 매출 비중은 해운(34.7%), 육운(32.5%) 등 물류 전반이 대부분인 국내 최고 물류 기업이다.
국내 물류기업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달성했고,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8.5% 증가하며 승승장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수가 완료되면 물류비용 절감의 시너지효과까지 노릴 수 있어 인수를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 포스코, 롯데, CJ 삼파전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로 자체적 물류처리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를 내고자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1월에 열린 국제회의장 기업설명회에서 "제철사업에서 물류비는 경쟁력 중요 요소"라며 "신일본제철 중국 바오산스틸 등 제철회사들도 물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지난해 총 물류비 6조7000억원중 대한통운에 7000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하고, 포스코가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비용절감과 함께 대한통운의 매출 증가율을 통한 지분이익도 동시에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들의 식품, 유통 등에 물류가 추가되면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1~2월 롯데백화점의 성장률은 15%로 전년동월보다 8.2% 크게 증가했고, 할인점과 슈퍼도 각각 7%, 4%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통운이 합세할 경우 사업 확장에 따른 물량소화가 원활해질 전망이다.
또 그룹내 물류업체지만 택배사업을 하지 않는 롯데로지스틱스의 약점을 대한통운이 일정 부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별히 롯데는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서 포스코에게 고배를 마신 전력을 의식한 듯 이번 대한통운 인수전서 설욕을 다집하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CJ그룹은 지난 2008년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중도에 포기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 다시 대한통운 인수에 도전하면서 유별한 각오를 다졌을 것으로 파악된다.
CJ그룹의 3대 성장축은 식품, 엔터테인먼트, 물류인데 그룹내 택배업계 2위인 CJ GLS와 함께 시장지배력이 막강해질 수 있고, CJ오쇼핑, CJ건설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5월1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주가 강세
대한통운의 지분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각각 23.95%씩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교환사채(EB)를 상환해 보유 지분이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각각 18.98%와 18.62%로 총 37.6%로 줄었다.
매각 주관사는 분할 매각이 아닌 37.6%를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며, 상세 매각 정보가 담긴 투자안내서(IM)를 인수희망 기업들에게 보낼 계획이다.
내일(5일)부터 1~2주 정도 예비입찰 과정을 거친뒤 5월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같은 달 27일 본계약을 맺고 6월30일 최종 계약을 맺게 된다.
대한통운 주식은 이번 인수전의 영향으로 전일대비 6000원(5.74%)이나 오르며 11만500원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