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1. 무료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A씨는 요즘 마음이 심란하다. 그가 개발하는 어플에서 도통 수익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료 어플은 광고를 통해서만 수익이 나는데 1~2월부터 광고 노출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행사에 전화해 이유를 물으니 "광고수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유망하다고 해서 모바일 콘텐츠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어플 하나만 히트쳐도 떼돈 번다'는 말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2. 인기 어플을 여러 개 보유한 B사도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켓에서 1등을 하면 어플 당 월간 500만원씩은 벌 수 있었지만 지금은 150만원 수준으로 수익이 급감했다. 그나마 여기서 나오는 수익조차 직원 수대로 나눠야 하니 개인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도 직원들은 ‘월급 안 받고 일한다’는 자세로 일을 해주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으로 모바일 돌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어플 제작사들은 저조한 광고 수익으로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
모바일 돌풍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광고시장은 성장이 정체돼 예상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광고대행사인 다음의 AD@m의 경우 1~2월 트래픽이 지나치게 증가하는 바람에 이미 수주한 광고물량이 떨어져버려 광고 노출도가 20%대로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다른 대행사들도 이와 비슷한 형편이다. 대행사 중에서 가장 많은 2000개의 제휴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한 카울리 역시 최근 광고물량이 부족해져 예전의 광고 노출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개인화됐고 타게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모바일 광고가 유망하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매력을 느끼는 광고주들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주요 광고주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들은 일정한 기간에 매체별로 광고를 집행하기 때문에 상황이 쉽사리 호전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개발자들의 참여를 위축시켜 모바일 콘텐츠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 분야가 앞으로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만큼 광고주들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외부의 지원보다는 업계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보보브의 황현섭 대표는 “광고주들이 늘어나는 게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겠지만 이는 단기간내에 해결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1~2개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여러 OS(운영체제)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복수의 수익원을 만들고, 굳이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함께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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