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OPEC 긴급회의..유가 급등 제동 걸릴까?

국제유가 조정.."중동사태 불안 쉽게 꺼지진 않을 듯"

입력 : 2011-03-09 오후 2:42:39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증산에 나서면서 유가 급등에 제동이 걸릴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OPEC이 리비아 사태로 불거진 원유 증산과 관련해 긴급 회동을 개최할 지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세이크 아흐메드 알압둘라 알사바 쿠웨이트 석유담당 장관은 이날 "이 문제을 놓고, 압둘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과 의논했다"면서 "그는 모든 회원국에게 긴급회의 개최 필요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사바 장관은 "향후 긴급회의가 열리게 되면, 지금의 원유생산 쿼터를 늘릴 지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 긴급회의 개최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OPEC내 증산 움직임이 예전에 비해 활발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린치 스트레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리서치 사장은 "OPEC이 원유 증산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할 가능성이 높다"며 "OPEC의 움직임과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 등이 투자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3개국 원유증산 대열 참여
 
OPEC 회원국들 역시 원유 증산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사우디에 이어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나이지리아 등도 다음 달부터 원유 증산에 나설 전망이다.
 
이들 국가는 리비아의 석유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다음달 초부터 이를 메우기 위해 생산규모를 최대 한도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세 나라가 하루 평균 증산하는 규모는 약 30만배럴 정도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70만배럴 증산 결정까지 감안하면, 모두 100만배럴이 증산된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리비아의 원유 공급 부족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원유 증산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일부 OPEC 회원국의 원유 증산으로 현재 OPEC의 원유 추가 생산여력이 하루 평균 200만배럴 이하 수준까지 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올해 유가 전망치 일제 상향
 
이날 OPEC의 긴급회의 개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국제 유가가 오랜만에 조정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0.4% 하락한 배럴당 105.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1.6% 내린 배럴당 113.16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세는 중동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높은 만큼,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 에너지부는 "중동 불안에 따른 원유 공급 부족이 우려된다"며 올해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에너지부는 올해 유가 전망을 지난달 전망치인 배럴당 93.26에서 101.77달러로 올려 잡았다. 내년 유가 평균치도 전달 예상치인 97.50달러에서 104.75달러로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도 올해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88달러에서 108달러로 올려 잡았다.
 
메릴린치는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며 "향후 중동 불안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유가 상승세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역시 올 2분기 브렌트유 가격의 전망치를 101.5달러에서 10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OPEC 국가의 추가 생산능력 추정치가 하향 조정돼 유가 전망치를 올렸다"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의 2분기 전망치를 각각 99달러, 105달러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stelo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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