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한국은행이 '베이비스텝'(baby step) 방식의 물가잡기에 나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3월 기준금리를 기존의 2.75%에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1월 0.25%포인트 인상 후 두 달 만이다. 이로서 기준금리는 2년3개월 만에 연 3%대로 올라섰다.
아울러 총액한도대출금리도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기 위해 1.25%에서 연 1.5%로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최근 물가급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1월 4.1%에 이어 2월 4.5%를 기록해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치 3±1% 상단을 넘어섰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2월 생산자물가도 전년동월대비 6.6% 급등해 향후 소비자물가의 상승을 예고했다.
한은의 경기에 대한 진단은 전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앞으로 경기상승으로 인한 수요압력 증대와 국제원자재가격 불안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 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하는데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세계경기에 대해서는 "신흥시장국 경제의 호조와 선진국 경제의 회복이 이어지고 있고, 북아프리카나 중동지역의 정정불안과 일부 유럽 국가의 재정문제 등이 위험 요인이나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했다.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김중수 총재는 0.25%포인트의 인상이 물가를 잡기에 적당한지에 대한 질문에 "어떤 정책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급진적으로 해서 효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이것을 꾸준하게 계속 관리한다면 기대심리도 이것에 맞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해 베이비스텝과 같은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내비쳤다.
김 총재는 "당초 한은은 상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3.7%, 하반기에는 3.3%로 내다봤는데 다소 상황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물가가 다소 진정된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대출 부담문제에 대해서는 "금리가 소득대비 25bp오르면 가계부채 진 사람의 이자(금융비용)는 0.3%포인트 오른다고 본다. 가계 전체에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상에 대해 시장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은 "물가 등을 고려할 때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금리의 수준자체가 낮았다는 점에서 성장률둔화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번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강 연구원은 "농산품물가의 급등이 일시적인것인지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2월 물가에서 우려스러운 점은 농산품 물가의 급등이 서비스 등 다른 부분으로 파급되었다는 점"이라며 이번달도 4%대 물가상승이 나타난다면 5월에 또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보 대신증권 연구원은 "포르투갈의 구제 금융 가능성, 그리스와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유로존 신용등급 하락과 신용위험 문제가 이어지고 있고, 고유가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6월에서 7월정도가 다음 인상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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