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일본 지진으로 인한 국내 자동차 업계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향후 가격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일본 완성차 업계는 현재 공장가동 중단, 부품조달 차질 등의 피해를 겪고 있어 향후 한국산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많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업계는 일본 내보다는 해외 공장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물량이 모자라는 공급 차질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야 할 문제는 지진 여파로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다.
엔화 약세는 곧바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진 직후 엔화 동향은 급락세를 나타냈다가 반등에서 성공하는 예상외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자금 소요가 일시에 커지면서 해외 일본기업과 투자자들이 본국에 송금할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보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9년 고베 지진 당시에도 지진 직후 3개월간 엔화는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하락 국면을 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고베 지진 때와 같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며 중기적으로 엔화 약세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고베 지진 당시에는 일본 정부부채 규모가 GDP대비 20%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120% 수준으로 일본 경제의 건전성이 95년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일본의 경기회복세가 미약한 상태에서 지금까지 쌓인 정부부채와 재정 적자를 감안할 때 일본 경제의 하락으로 인한 엔화의 동반하락이 예상되는 것이다.
반면 엔화 약세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투자자금의 엔화수요와 더불어 막대한 국제 보험업계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 역시 엔화 수요가 가중시킬 것이며 엔화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엔화의 문제는 결국 일본 경제의 체력"이라며 "지진 이후 피해 규모 등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하고 정보를 모으는 등 대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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