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정유화학업계 "단기 수요확대·유가 하락 예상"

"장기적으론 가격상승 우려"

입력 : 2011-03-14 오후 6:30:58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사상 최대의 대지진으로 일본 정유업계가 상당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가 반사적 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유산업의 요충지인 동부연안 지역의 강진으로 주요 공장들이 화재로 타격을 입거나 가동을 중단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내 업체의 석유제품 공급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일본의 석유제품 수요 확대와 엔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자칫 국내업체의 경쟁력 약화와 석유제품 가격상승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대지진, 日 정유·화학 요충지 타격
 
지진의 시발점인 센다이, 치바현 등 일부 동부 연안 지역은 일본내 정유·화학 산업의 요충지로 정유생산 규모는 일본 전체 생산의 42% 정도다.
 
이번 지진으로 22만3000배럴의 코스모 오일 치바현 공장은 화재가 발생했고, 일본 최대 정유업체인 JX 니폰 오일앤에너지의 경우 13만5000배럴 규모의 센다이 공장을 비롯해 총 3개의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14일 현재 일본 정제 설비는 전체의 25% 정도가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유화학 공장은 정기점검 등으로 생산이 한번 중단되면 재가동에 1개월가량의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지진에 따른 공장 화재와 붕괴에 의한 것이어서 정유설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이 경우 점검과 설비 재건이 마무리된 후 가동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최소 3개월 이상의 생산차질이 예상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일본 정유업체의 장기간 설비가동 중단은 일본내 석유제품 과부족과 함께 역내 석유수급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역내 수급 과부족 현상은 아시아지역 전체 석유수요의 3.7% 수준인 27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국내 정유업계, 단기적 수요·유가 하락 기대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등 업계는 지진으로 인한 일본 정유업계의 가동 중단이 단기적 관점에서는 호재일 수 있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인데다 지속적인 엔화 약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대부분 단기적 관점에서의 수혜는 기대하는 모습이다.
 
일본은 지난해 기준 한국(67만7000배럴)과 인도(51만배럴)에 이어 35만6000배럴의 경질 석유제품을 수출해왔기 때문에 일본 정유설비의 가동 차질은 역내 시장에서 공급량 감소로 이어지며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업체의 국제시장 공급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업계 4개사가 최근 설비 확대를 마무리지은 고도화 설비도 역내 석유제품 수급을 감당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진 피해로 인해 일부 소비제 석유제품의 경우 당분간 소비 감소가 이어지겠지만, 전체 전력생산의 27%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는 일본 특성상 후쿠시마 원전 폭발 등의 악재가 중유와 가스 발전의 의존도를 높여 저유황 벙커C유의 수급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도 하루평균 440만배럴을 소비하는 세계 2위의 원유수입국인 일본 수입감소로 당분간 가격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는 또 유가하락세에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 정제마진폭이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반사이익 장기적 악재 전환 우려
 
하지만 이같은 반사적 이익은 최소 3~4개월의 단기적인 호재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재해복구과정에서 투입되는 상당부분의 재정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세계시장에서의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기도 한다. 
 
안상희 대신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단기적 관점에선 국내 정유사의 제품 수요가 기대된다"면서도 "옌화 약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업체는 가격경쟁력 부분에서 결국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업계는 또 일본의 석유 수요 확대가 장기적으로 국제 제품가격을 상승시켜 수익성 향상을 가져오겠지만 국제가격에 연동되는 특성상 이후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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