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주기자] 원·달러 환율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악화로 시장에 불안심리가 확산하면서 하루 만에 반등하며 지난 15일에 이어 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50원 오른 113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가는 10.20원 오른 1141.00원이었다.
역외 시장참가자들이 달러 매수에 나선 데다, 엔화 초강세에 따라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은 것.
외환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은 후쿠시마 원전의 핵분열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역외서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장 초반 시장참여자들은 달러 매수에 나서며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일본 원전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장중 한때 1140원선을 넘나들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밤 사이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76엔대에서 거래되며 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오후 들어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 전력공급이 일부 재개될 거라는 소식에 환율 급등폭은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낙폭을 키우던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보인데다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에 집중한 점도 원달러 환율 급등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외환당국이 환율 급등을 제어하기 위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환율 상승은 제한되는 양상이었다.
특히 전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데 이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일본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져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면서 환율 상승폭은 제한됐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수한 것이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일본 원전 사태의 추이는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려운만큼 당분간 환율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엔·달러 환율은 전장 뉴욕 대비 0.32엔 내린 79.26엔을 기록했고, 유로·달러는 1.3925달러를 나타냈다.
엔·원 재정환율은 2010년 8월31일(1423.4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00엔당 1432.92원이었다.
뉴스토마토 임효주 기자 there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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